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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Jan 19. 2023

392. 아이가 힘이 없어요. 늘 혼자 있고요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97회 칼럼

최순자(2023). 아이가 힘이 없어요. 늘 혼자 있고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1. 19.



“만 1세 반에서 실습하고 있어요. 조금 신경 쓰이는 행동을 하는 아이가 두세 명 있어요. 그중에 한 아이는 매사에 힘이 없어요. 늘 혼자 있고요. 아이 엄마가 키즈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늘 늦게 귀가하기에 아이도 자연히 잠자는 시간이 늦어요. 그러다 보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 등원도 늦고요. 안타까워요.”


보육실습 지도를 갔다가 예비 보육교사에게 들은 얘기다. 지도 중 특별히 신경 쓰이는 아이가 있는지 물어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런 아이를 보고 안타깝게 느끼고 있는 실습생이 고마웠다. 실습 교사가 한 말처럼 안타까운 상황이다. 아이 엄마는 경제적 차원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만일 키즈카페를 아이들을 생각하고 운영한다며, 내 아이는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맡기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실습생으로는 부모를 만나 조언을 해줄 위치가 아니다. 이런 양육에 놓여 실습생이 말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맡는 담임 교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부모를 만나야 한다. 특히 엄마를 만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이는 행동을 얘기하고, 아이의 마음을 읽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아이는 귀가가 늦은 엄마와 애착 형성이 어려울 것이다.


대상관계상담이론을 구축한 멜라인 클라인은 아이들은 출생 후부터 불안과 고통을 갖고 있다고 봤다. 양육자가 따뜻하고 편안하게 대해주면 불안과 고통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발달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사례 속 아이는 엄마가 충분히 아이의 마음을 읽어 주고 편안하게 해 줄 입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아이는 불안과 고통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와서도 또래들과 즐겁게 놀기보다 혼자 지내거나 힘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얘기를 교사는 부모들과 나누고, 아이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볼 것은 권면할 필요가 있다. 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또 교사는 반에서 그 아이에게 또래 관계 형성을 의도적으로 도와야 한다. 식사나 간식 시간에 반에서 상냥하고 친절한 아이를 옆에 앉게 해서, 그 아이와 다른 활동에서도 지낼 수 있도록 해보자. 교사는 아이들의 발달을 책임지는 전문가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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