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어느 날, 파주시중앙도서관에서 ‘파주 DMZ·판문점·JSA 여행학교’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참가 조건은 신청이유서 제출 후 심사를 거쳐 선발한단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은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으로 후대가 문명을 발달시켜왔기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인용하여 파주시중앙도서관이 파주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보관하여 후대로 물려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점을 서두에 밝힌 신청이유서를 제출했다.
또 기록 남기기에 관심을 두고 2014년에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의 없어질 ‘양지마을 기록 남기기’ 사업에 참여하여 책(양지마을, 삶의 애환을 이야기하다)으로 묶어낸 사실도 적었다.
개강 며칠 전 도서관에서 참가자로 선정됐다는 문자가 왔다. 첫 강의 전날에는 담당 사서로부터 전화가 왔다. 강의를 맡은 측 작가들이 '양지마을 기록 남기기'로 낸 책을 보고 싶다고 하니, 여분이 있으면 가져와 달라고 했다. 나는 이전에 윤명희 관장님께 한 권 기증하여 새로 개관한 디지털 도서관에 전시되어 있음을 전했다.
강의 첫날, 오랜만에 관장과 잠깐 인사를 나누고, 강의장에 들어서자 벌써 꽤 많은 사람이 자리에 앉아 있다. 카메라를 든 사람도 왔다 갔다 한다.
관장의 인사 후 코로나19로 참가자를 10명씩 2개 반으로 나눈다며 뽑기를 했다. 나는 B반을 뽑게 되어 4층 문화강의실로 자리로 옮겼다. 사진 지도가 전공이라는 김경아 강사가 우리반 담임이라며 인사를 했다. 열의와 책임감이 느껴졌다.
참가자 소개와 이동미 교장의 여행학교 운영방법과 운영진 소개, 김재용 강사의 모닝 페이지 운영, 이시목 강사의 글쓰기 첨삭 안내가 있었다. 모닝 페이지 운영을 맡은 김 강사의 ‘자기 글 분석해 보기’에 밑줄을 그었다.
내가 여행학교에 신청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글을 짓고, 벗을 사귀는 일이 인생 최고의 경지이다.’라고 한 연암 박지원 선생의 말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파주의 기록 남기기에 동참한다는 생각, 셋째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상징인 DMZ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 도서관에서 참가자를 모집할 때 ‘DMZ·판문점·JSA’ 문구를 넣었기에 강사진이나 프로그램이 거기에 방점이 찍힌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여행 기록’ 중심인 듯했다.
남북문제나 한반도 문제, 파주가 차지하는 위치나 역할을 의미 있게 얘기해 줄 강사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듯하다. 도서관이나 운영측에서 진행해 가면서 이 부분을 메꿔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