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409회 칼럼
최순자(2023). 영유아·놀이중심, 일본의 유아교육 2) 종이상자로 자동판매기를 만든 아이들.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5. 7.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7월 일본의 어느 5세 반 교실이다. 마스크를 쓴 채 교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은 혼자, 둘이, 셋이, 또는 그 이상 모여서 뭔가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만들어진 교구 교재로 놀이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놀이를 한다. 교사는 먼발치에서 아이들 만들기를 지켜봐 준다.
남자아이 두 명, 여자아이 한 명이 커다란 종이상자로 자동판매기를 만든다. 종이상자는 아이들이 만들기에 관심과 흥미가 많아 교사가 미리 준비해 뒀다. 아이들은 종이상자 중, 자판기처럼 세로 길이가 더 긴 것을 골랐다. 종이상자를 자판기 모양으로 세운 다운 상자가 넘어지지 않고 서 있도록 하기 위해 상자 안쪽에 커다란 나무 블록 두 개를 넣어 상자를 지탱하도록 한다.
양쪽에 구멍 두 개를 각각 뚫는다. 그 구멍 사이에 둥근 모양의 종이로 된 커다란 심지를 넣는다. 하나는 주문하고 주문받기 위한 용도이다. 다른 하나는 주문한 음료가 나오도록 하는 용도이다. 음료는 팩트 병에 물감을 들여 준비했다.
완성된 자판기로 놀이한다. 여자아이가 자판기 앞쪽에서 종이 심지에 입을 대고 목소리로 음료를 주문한다. 뒤쪽에 서 있는 남자아이가 귀를 기우려 주문받는다. 그 옆, 바구니에 가득 찬 음료 중 다른 남자아이가 배출구로 음료를 내보낸다.
한국도 다행히 2019년부터 교사가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놀이 중심 유아 교육과정, 보육과정으로 바꿨다. 그런데도 아직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실에는 만들어진 교구 교재로 놀이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가며 어떤 개념이나 원리를 터득하며 재미를 느껴야 한다. 그 재미는 반복과 몰입을 하게 할 것이며, 또 다른 활동을 연속적으로 하게 하여 ‘배움’이 가능하게 한다.
사진 제공, 무토 다카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