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410회 칼럼
최순자(2023). 영유아·놀이중심, 일본의 유아교육 2) 아이가 로봇을 만들 때까지 지켜봐 준 교사.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5. 8.
도쿄에 있는 대학 부속 유치원 아침 등원 광경이다. 한 아이가 다 마신 우유 팩을 들고 온다.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 교실로 들어온다. 가방을 정리함에 넣고 손에 든 우유 팩을 갖고 교실 한쪽 바닥에 앉는다. 풀과 가위, 자 등도 준비한다. 아이는 한참을 뭔가를 만든다. 교사는 아이의 만들기 활동을 지켜보나 가서 개입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아이는 우유 팩으로 완성한 것을 들고 “여기 봐봐, 내가 만들었어!”라고 기쁨에 찬 목소리로 반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아이 손에 들려진 것은 다름 아닌 로봇이었다. 아이는 아침 등원 때 들고 온 우유 팩으로 로봇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그 활동 속에는 얼마나 많은 발달이 있겠는가? 무엇보다 어떤 개념과 원리를 스스로 체험하고 터득한 것이다. 또 로봇 완성으로 분명히 성공과 성취감도 느꼈을 터이다.
교사도 아이의 활동을 제재하거나 불필요한 개입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 활동에 집중해서 몰입하는 아이를 방해하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그 결과 아이는 창조성을 발휘하여 창의적 작품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갖고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자세는 교사의 중요한 자세이다. 도쿄 유학 시 중요하게 배운 내용이기도 하다.
“기다리는 것도 일이니라/ 반개한 꽃봉오리 억지로 피우려고/ 화덕을 들이대랴/ 손으로 벌리랴/ 순리가 있는 것을.” 작가 최명희 선생은 <혼불> 서문에 나온 구절이다. 기다려 주는 것은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