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놀이를 못 하게 된 아이들을 배려한 교사

by 최순자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414회 칼럼

최순자(2023). 영유아·놀이중심, 일본의 유아교육 7) 바깥놀이를 못 하게 된 아이들을 배려한 교사.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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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에 일본 동북 지방에 대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보았다. 대참사 가운데 유치원과 보육소의 영유아들은 모두 안전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유치원과 보육소(우리나라 어린이집에 해당, 이후 보육소)에서 ‘안전관리 매뉴얼’ 또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재검토하고 정비했다. 2011년 지진 때 유아교육 기관 영유아들은 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해로 인한 교육 환경적·심리적 피해는 컸다.


대지진이 있었던 7월 말에 후쿠시마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는 일본 교사가 본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그 교사는 내가 국제몬테소리 자격과정 공부할 때 함께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후쿠시마현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저도 여러 가지로 피곤합니다. 지진과 원전으로 인한 피해와 그로 인해 좋지 않은 풍문도 나돌고 있습니다. 지진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에도 지진이 이어지고 있는 곳에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전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은 여름 방학에 들어갔습니다만, 1학기 때는 밖에서 놀 수도 없고 창문도 열지 못한 채 보냈습니다. 모두의 건강도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바깥 놀이를 할 수 없는 대신에 실내에서의 활동이 많습니다. 이 상태가 2학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 유치원 아이들과 편지 등으로 우리 반 아이들과 교류할 수는 있으면 좋겠습니다.”


피해 지역 유치원 교사의 편지를 통해 자연재해로 인한 교육환경과 교사, 영유아의 심리적 피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후 이 교사는 영유아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이야기나 손 인형 등으로 지진이나 해일이 일어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교육하고 있다. 교육 후에는 반드시 실제 훈련 상황을 만들어 연습한다고 했다.


이 편지를 받은 후 내가 운영하는 연구소 홈페이지에 편지 내용과 교류할 의사가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냈다. 마침 K 지역에 어린이집 원장이 대학 전공이 일본어였다면 교류하겠다고 나섰다.


이후 몇 차례 일본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끼리 그림을 통해 교류한 것으로 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바깥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교사의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하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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