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447회 칼럼
최순자(2023). 영유아·놀이중심, 일본의 유아교육 40) 스트레스 주면서 연습시키지 않고 조금씩 연습해서 즐기는 행사.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6. 14.
스트레스 주면서 연습시키지 않고 조금씩 연습해서 즐기는 행사
도쿄 근교 사이타마현 어린이집에 견학 갔다가 본 장면이다. 넓은 운동장에 200m 정도의 흰색 선이 둥글게 그어져 있다. 마치 우리가 초등학교 운동회 때 운동장에서 본 선의 모양이다. 운동장에는 각종 대소근육 도구와 언덕 등이 있다. 주변에는 큰 나무들이 서 있고, 양이 풀을 뜯는 밭도 있다.
아이들은 맨발로 교실에서 나무 의자를 갖고 나온다. 선 밖에 반별로 앉는다. 잠시 후 선을 따라 연령 별로 나와 양팔을 벌리고 달린다. 양팔을 벌리는 것은 이 원에 신체리듬 활동 중 하나인 ‘제비처럼 달려보기’이다.
교사들도 아이들과 활동하기 편한 옷차림이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맨발이다. 아이들처럼 빠르게 달리거나, 아이들 손을 잡고 천천히 달리기도 한다. 남자 교사도 눈에 띈다.
먼저 5세 아이들이 거침없이 달린다. 이 모습을 보고 같이 견학 온 한국 유치원, 어린이집 원장들이 환호성을 지르거나, “이 녀석, 잘 달리네.”라고 한다. 5세아가 자리에 앉자, 4세아가 달린다. 차례로 3세아, 2세아, 1세까지 달리거나 뛴다.
2세부터는 속도가 느려지고, 하얀 선 밖으로 달리는 아이도 있지만, 선 밖으로 달린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듯 선 안을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보인다. 1세 아이들은 거의 모든 아이가 선 안으로 들어간다. 한두 명은 뛰지 않고 운동장 한쪽에 깔아놓은 다다미 위에 그냥 앉아 있다. 한 명은 앉아서 울기까지 한다.
아이들이 팔을 벌리고 달리거나, 뛰는 것은 이틀 후 있을 운동회 연습이다. 행사 준비 연습을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연습시키는 게 아니라, 이처럼 일과 중 조금씩 연습한다. 행사 당일은 평상시 연습한 대로 하면서 즐겁게 보낸다.
운동회 연습만이 아니다. 작품 발표회, 졸업식 연습 등도 마찬가지다. 영유아 보육과 교육은 아이들 발달을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행사 연습을 시키는 것은 의미 없다. 평상시 조금씩 연습해서 행사 당일 즐기면 된다. 틀려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