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지우고 그 자리에 꽃을 피우는 여행을 꿈꾸며...
함민복 시인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했다.
시와 같이 되기를 꿈꿔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파주중앙도서관에서 <파주 DMZ JSA 여행학교> 세 번째 시간이 있었다. 먼저 20여 년간 90여 개국 여행하고, 20여 권 관련 책을 낸 채지형 작가의 ‘밖에서 본 DMZ’ 강연이 있었다. 많은 나라를 다니다 보면, 많은 외국인은 한국을 잘 모른다는 것, 알더라도 남한과 북한 사람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상황은 나도 해외에서 똑같은 점을 느꼈다. 25여 년 전 처음 해외에 나가서 캐나다 사람을 만났다. 서로 어느 나라 사람인지, 이름을 대면서 인사를 했다. 내가 ‘한국’이라고 했더니 ‘남한인지’ ‘북한인지’를 되돌아오는 질문을 받았다. 이후 내 정체성과 민족통일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채 작가는 ‘지구상 마지막 비무장 지대 DMZ’가 독일의 ‘그뤼네스반트(그린벨트, 녹색띠)처럼 생명선으로 되었으면 했다. ‘그뤼네스반트’는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자연보호 구역으로, 독특하고 희귀한 자연유산을 보유한 동시에 독일 통일의 기념비적인 역할을 했음을 전했다.
이어서 통일촌(옛 장단)에서 나고 자란 이재석 작가의 ’경계에서 보는 DMZ‘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그는 온몸으로 분단의 상황을 느끼고 있는지라 전하는 말들이 살아 움직였다. 연암 박지원, 김시습, 고려의 대문장가 이제현의 작품을 들면서, 이들의 작품 배경이 DMZ임을 알려줬다. 또 DMZ 정 가운데에 들어가 있는 철원의 궁예 도성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크다는 것도 말했다.
시인 신동엽은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제밤은’에서 ‘물방게처럼/ 한 떼는 서귀포 밖/ 한 떼는 두만강 밖/ 거기서 제각기 바깥 하늘 향해/ 총칼들 내던져 버리데.’라고 읊고 있다. 이리될 수 있다면, 70년의 경계는 지워지고, 그 자리에 꽃이 만발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