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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Oct 01. 2023

가족이란, 시간과 추억을 함께 하는 것

최순자(2023). 가족이란, 시간과 추억을 함께 하는 것 :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고 나서. 공명재학당. 2023. 10. 1.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되다>를 봤다. 사노 아키라의 소설을 2013년 상영했다. 감독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잘 알려진 고로에다 히로카즈이다. 큰 줄거리는 종종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병원에서 친자가 바뀐 채 키우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일본인 특유의 감정이 절제된 영화라는 생각이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다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이문화(다문화) 국제연구에서 한일 대학생들에게 이 영화를 보게 하고 상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입장에서 미리 영화를 봤다.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집에서 오랜만에 만난 딸에게 “또 오세요.”라는 말을 듣고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 노노미야 료타는 도시에서 건축회사에 다닌다. 아내 미도리는 지방 군마현 출신이다. 남편이 늘 일로 바빠 출산 때도 엄마가 있는 병원에 가서 아이를 낳는다. 그곳에서 전파상을 운영하는 사이카 유다이의 아내 유카리도 장남을 낳는다.      


간호사 쇼코는 아이가 있는 사람과 재혼,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잘 사는 노노미야 집의 아이를 사이카 집의 아이와 바꿔버린다. 6년 후 병원에서 연락받고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료타의 직장 상사는 키우던 게이타와 친자 류세이 둘 다 키울 것을 조언한다. 료타는 동창생 변호사를 통해 방법을 찾으나,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돈을 주고 친자를 데려오려 한다.     


당연히 유다이와 유카리는 개, 고양이라도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며 반대한다. 이에 주말에 서로 아이를 바꿔 지내게 한다. 나중에는 친부모의 집에서 지내게 하려고 하나 료타의 친자 류세이가 적응하지 못하고 키워 준 부모의 집으로 간다. 키운 아이 게이타는 매사에 엄격하고 자신과 시간을 함께해 주지 못했던 료타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평행선 길을 걷던 료타는 길이 합쳐진 곳에서 게이타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사과한 후, 함께 전파상으로 들어가며 영화는 끝난다.     


큰 틀에서 영화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흔히 낳은 정, 기른 정을 얘기한다. 한국처럼 혈연을 중요시하는 문화처럼 료타와 그의 아버지도 친자를 선택한다.      


그러나 결국 아이들이 시간을 함께하지 않고 엄격한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대신 넉넉하지 못하고,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지 않는다.”라며 빈틈이 있어 보이지만 놀아주고 목욕도 함께 하는 아버지 유다이를 선택한다. 료타는 회사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에 유다이는 “아버지 역할도 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한다.     


료타는 아이를 바꾼 간호사 쇼코가 변호사를 통해 보낸 성의금을 돌려주러 간다. 료타가 간호사에게 “당신 때문에 나도, 우리 가족도 엉망이 돼 버렸다.”고 한다. 그때 스트레스 원인이 됐던 양아들이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료타가 “너는 관계없는 일이다.”라고 한다. 아이는 “관계가 있다. 우리 엄마니까.”라며 버틴다. 이에 료타는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자신이 힘들게 했던 양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다.     

 

료타는 회사 핵심 부서인 설계본부에서 기술연구소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서 “이 숲에서 매미가 알을 낳고, 유충이 되어 날갯짓 후, 다시 허물을 벗기까지는 15년이 걸린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결국 영화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유대감을 갖는 것이 가족임을 전한다. 또 감독은 딸이 그러했듯이, 아이들을 통해 어른이 성장해 간다는 메시지도 주고 있다. 인간발달학 관점에서는 대물림과 환경의 영향, 둘 다 받는다는 상호작용 입장도 보여준다. 사회적으로는 저출생 문제, 독신 가구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사점을 읽을 수 있다.      


한일 대학생 교류회 때 다음 논점을 생각하게 할 생각이다. 이후 바뀔 수는 있겠으나 영화를 보고 난 현재 갖는 생각이다.     


1. 가족이란 무엇인가? 혈연/ 유대

2. 좋은 부모란? 경제력/ 시간과 추억 공유

3. 두 아이를 다 키우겠다는 료타의 얘기를 들은 

   유다이와 유카리라면 보일 수 있는 행동은?

4. 규칙을 지키게 하는 아빠 료타에 대해 류세이라면?

5. 영화 마지막 장면 이후 상상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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