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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Oct 04. 2023

퇴계 선생처럼, 스스로 납득하는 삶

최순자(2023). 퇴계 선생처럼, 스스로 납득하는 삶. 공명재학당. 2023. 10. 4.     



8월 말에 관상의 대가로 알려진 신기원 선생 연구소를 지날 일이 있었다. 내가 시도하고 싶은 일이 있어 ‘혹시’ 하는 심사로 들렀다. 선생은 젊은이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상담 시간은 오후 5시까지로 도착한 시간이 4시 30분이었다. 30분 상담이라고 해서 ‘잘 됐구나’ 싶었는데 1시간을 기다렸다. 나는 40분 정도 얘기를 나눴다. 다행히 내 뒤로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다.     


선생이 본 내 관상이란다. “전체적으로 학자 풍이다. 퇴계 이황 선생이 서원을 세워 많은 제자를 길렀듯이 그럴 상이다.” “더 빛날 수 있었는데, 공부할 시기에 제대로 뒷받침이 되지 못해 애석하다.” “이후는 열매 맺고 원하는 것을 다 이루며 건강하게 오래 산다.” “의지가 대단하므로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된다.”   

  

퇴계 선생이 서원에서 후학을 양성했듯이 내가 대학 강단에 서고 연구소, 학당을 운영하는 것은 관상 때문일까? 공부할 시기 경제적으로 어려워 힘들게 공부한 건 맞다. 이건 내 아픔이다. 이후는 하고 싶은 일 어떤 일이라도 다 이룰 수 있다니 믿고 싶다. 또 건강하게 오래 산다니, 하고 싶은 일 천천히 하면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관상이 맞든 안 맞든 좋은 것은 그냥 받아들이련다.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제자)” “의지의 한국인, 집념이 대단(친구)” “신념이 강해서 대기만성해서 큰 인물이 될 것(도쿄 유학 시 지도교수)” "사막에 내놔도 살아 갈 사람(동료 교수)" “도중에 모두 포기해도 이 사람은 끝까지 완주할 것(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 중 남편)”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증명해 주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 묘지명을 쓴다면 ‘신념대로 살다 가다.’로 쓰고자 한다. 대학 때 학과 동기가 “하늘만 보지 말고 땅에 발 좀 내딛고 살아.”라고 했다. 이렇듯 세상의 잣대나 기준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왔다.   

  

관상을 떠나 이후에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련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30여 년 천착해 온 교육의 결과 귀착한 입법 관련 일도 시도하면서. 신 선생 책상 옆에 붙은 문구처럼 ‘오늘도 신나는 하루’를 연다.      


* 사진 촬영 허락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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