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예기치 않은 일을 만나는 인생이라는 여행

by 최순자

“어, 왜 이러지? 여러분 학교 측과 연락해 볼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어제는 오전 9시부터 유아교육과 4학년 대상으로 비대면 발표로 중간고사를 보는 날이었다. 과목은 ‘정신건강’으로 5분씩 이론이나 사례를 발표하는 것으로 했다. 학교 이클래스에서 웹엑스라는 프로그램으로 화상 강의를 진행했었다. 시험도 강의하던 곳에서 비대면으로 하기로 했다. 시험 전 출석을 부르는데 학생이 대답하지 않는다. 몇 번을 불렀는데 대답이 없다. 채팅방에 대답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내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 나는 학생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원인이 뭘까 하고 이것저것 조절하는데 해결이 안 된다.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학교 담당 부서에 전화했다. 담당자가 알려준 대로 해보는데 해결이 안 된다. 관련 다른 부서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 번호로 전화를 해서 해결했다. 마이크 출력이 안 되어 있는 상태였다. 왜 그랬게 됐는지 모르겠다. 나는 늘 하던 대로 했고 기기를 특별히 만지지 않았었다.


언젠가는 갑자기 로그인이 안 됐다. 두 개 캠퍼스가 있는 대학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캠퍼스가 아닌 다른 캠퍼스에서 업무 처리를 하고 난 후였다. 그때도 이곳저곳 전화해서 해결했다.


두 번 다 학생들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혹스러웠다. 어제는 시험이라서 더욱 그랬다. 해결되고 나서 학생들에게 30초 여유를 달라고 했다. 마음을 다스리고 평정을 찾은 후 객관적 평가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렇게 예상치 않은 일이 발생한다. 긍정의 일도 있고, 부정의 일도 있으리라. 뇌의 구조상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바로 옆에 있어, 인간은 정서와 관련된 일을 잘 기억한다.


지금까지 내 생애에서 가장 큰 예상치 않았던 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이다. 내가 유학 중 전화로 비보를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른 아침에 전화벨이 울렸다. 큰오빠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귀국과 재입국 절차, 학교에 알리는 일을 정신없이 했었다. 아버지의 예상치 않은 돌아가심은 늦게까지 공부만 한다고 맛있는 식사 대접 한 번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한스러움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어떤 일이 생겨도 자연의 날씨처럼 받아들이고 싶다. 따뜻한 날도 있고, 산들바람이 부는 날도 있고,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가끔은 천둥 번개, 폭풍우가 있는 날도 있듯이, 인생사도 받아들여 보려 한다. 순간의 흔들리기는 여전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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