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씩 즐거운 일로 위로를 받는 것이 인생이니까>
이용철 이현경 정민아(2022). 봉준호 코드. 미다스북스.
봉준호, 그 이름만 들어도 행복하다.
진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솔직하게 한 말들이 이상주의자인 나를 생각하게 한다.
"나쁜 조건에 있으면 더 악에 받치게 되고
무척 슬프긴 하지만 나는 그게 현실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두운 세상에서 아주 가끔씩 즐거운 일로 위로를 받는 것이 인생이니까" 등
저자들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다음 12가지 코드로 분석한다.
특히 계단, 달리기, 바보짓의 코드 분석이 와 닿는다.
1. 엄마
봉준호 영화에서 엄마는 매우 미스테리한 존재
2. 소녀
끝내 살아남거나 사라지는 두 유형의 소녀는 봉준호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3. 노인
봉준호의 영화에서 ‘시니어’의 역할은 매번 실패로 끝남
4. 하녀
영화 역사에 등장한 여러 하녀/하인을 호명
5. 계단
계단 시네마는 봉준호가 영화역사에 바치는 오마주다. 봉준호 영화에 나오는 계단은 항상 미끄러지는 의미를 가지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단단한 계급구조 및 위계질서를 위반하는 전환의 메타포
6. 비
서사의 결정적인 국면에서 변화를 암시하는 장치로 쓰임
7. 돈
의구체적인 액수로 대사에 나오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감독답게 돈, 물질의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 그의 영화에서 돈이 언급될 때는 항상 희화화된 장면에서 슬쩍 지나가는 경향이 있음
8. 자연
여성과 자연에 가해지는 폭력과 오염, 그리고 그것이 안겨주는 통증의 기원을 〈마더〉의 ‘훼손당한 마더네이처’에서 발견
9. 먹기
입 내부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음식은 굳건한 시스템을 상징하는 것
10. 달리기
텅 빈 기호가 되어버리는 달리기는 맹목적으로 달려왔던 역사의 흔적이며 불안의 상징
11. 섹스
봉준호 영화에서 섹스신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 편이다. 〈마더〉, 〈기생충〉에 등장하는 섹스신마저도 훔쳐보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그의 영화들을 뜯어보면 섹스에 대한 많은 암시가 곳곳에 숨겨져 있음
12. 바보짓
바보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말에는 세상이 있고 진실이 보임.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건 우리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