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활을 시작한 지 3년째이다.
2년째까지는 강의 등으로
자연을 만끽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시간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겼고,
내가 텃밭 등을 일구지 않을 상황이 생겼다.
자연과 함께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동안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4월 초에 공명재학당 주변 풀을 제거하고,
무공해 그 풀을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처음으로 효소를 담았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엊그제 뚜껑을 열어보니 위에 곰팡이가 슬었고 실패작인 듯 하나,
그냥 놔둬 보기로 한다.
4월 중순에 지천에 얼굴을 내밀고 있던 쑥을 삶은 후 믹서기에 갈아,
냉동실에 있던 찹쌀가루로 쑥개떡을 만들어 보았다.
반죽이 조금 질었으나 먹을 만했다.
옆집 분은 하나 드셔보더니,
"반죽이 조금 지네."라고 단번에 알아맞힌다.
그래도 나는 맛나게 서너 차례
하루 한 끼는 식사 대용으로 했다.
4월 말에는 쌀을 3시간 담가 불리고,
쑥을 삶아 면소재지 방앗간에 갔다.
"귀농 후 처음 해본 쑥개떡인데 쑥과 쌀 비율이 어떤가요?"라고 물었더니 "왜 귀농했어요? 쑥이 많은 편이에요."라고 한다.
아직은 서툴지만,
자연인이 되어가고 있다.
인생사가 그렇듯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