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2024). 어린 시기 경험과 수치심.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6. 12.
안주연 정신의학과 전문가는 최근 상담실을 찾는 이들이 고민의 공통분모로 수치심을 든다. 그는 수치심을 ‘스스로를 결함이 있고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자아의식에서 비롯된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정의한다(그럴 수 있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경향신문 2024. 5. 29).
그러면서 그는 “관계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거부당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수치심을 느끼게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회복된다. 그러나 자신과 세상에 대한 관점을 만들어가는 생애 초기에 충분히 이해받지 못하고 감정을 무시당한 아이들은 자신이 세상에 적합하지 않고 결함이 있는 존재이며 이는 어떻게 해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을 내면화하게 된다.”는 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한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인간 발달 단계를 8단계로 나눈다. 제2단계인 한 살 반에서 세 살까지를 ‘자율성 대 수치감’ 발달과업 시기로 본다. 이 시기는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해서 자율성을 획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수치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변을 둘러보자. 또는 길을 가다가도 아이와 양육자를 살펴보라. 아이는 자기 스스로 뭔가를 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조금 위험해 보이는 계단을 오르고자 한다. 그때 양육자는 안아줘 버리거나, 오르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나는 할 수 없나 봐.”라고 자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내면화하여 성장한다.
아이들은 자기 발달을 위해 스스로 뭔가를 하고자 한다. 아주 위험한 일이 아닌 한 할 수 있도록 하자. 성인의 경우는 안 상담가가 제안하듯이 자기 비난에 대응할 자기변호 연습을 해보자.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어떤 사람이든지 괜찮다며 받아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