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산 최순자(2024). 아이는 아빠와 어떤 말을 나누었을까.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4. 2. 20.
아침 7시에 관인 공명재를 나섰다. 10시부터 서울에서 있을 일본 교수 포함 다문화 연구자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서울역 근처 스터디 카페로 처음 찾아가는 곳이라 여유를 두고 출발했다.
30여 분 지나 동두천과 연천의 경계쯤 되는 초성교차로에서 좌회전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도로 쪽에서 좌회전을 받은 작은 화물차가 내 옆을 지나간다. 앞 좌석에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운전석에 앉은 아빠로 보이는 남성을 향해 손짓하며 말하고 있었다. 아마 아빠이리라 본다.
이른 시간 아빠와 아이는 어디를 가는 걸까? 아빠가 일하러 가기 전 어린이집에 바래다주고 있는 걸까? 먼 훗날 아빠도 아이도 화물차를 타고 다녔던 추억을 얘기할 것이다.
자녀를 다 키운 분들을 인터뷰에서 ‘부모로서의 삶’에 대한 구술사를 공저로 낸 적이 있다. 그때 한 분이 자동차가 별로 없던 1990년대 초 다용도용 트럭을 갖고 있었다. 연세가 있는 부모님들 외출 때 태워드리고, 동네 분들도 필요할 때는 태워드리곤 했다. 특히 딸 아들 자녀들은 거의 매일 아침 등굣길에는 태워 주었다. 같이 타고 가면서 “바르게 잘 자라라. 친구들과 잘 지내라.” 등의 얘기를 했단다.
내가 본 아이와 아빠도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을 것이다. 삶 속의 트럭 안 교육이다.
* 사진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