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山 최순자(2024). 유보통합, 방향이 중요하다!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8. 7.
“00 교육청에서 오셨어요?” “아니요, 시민기자로 현장 스케치 기사를 쓸 것입니다. ”네, 자리가 거의 다 찼어요. 지정 좌석은 없어요.”
지역에서 개최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통합을 추진하는 ‘유보통합’ 간담회 자리에 참석하면서 겪은 일이다. 내 인상이나 차림이 교육청 사람처럼 보였나 보다. 올봄에 돌아가신 좋아했던 지인이 늘 나에게 “정책 관련 일을 해라.”라고 했던 말도 떠올랐다.
간담회 안내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가족분과위원 단톡에서 받았다. 내 전공이자 깊은 관심 영역이라 마무리해야 하는 보고서 작성 일정이 빠듯함에도 참석했다. 또 이를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주최 측 담당자에게 연락, 상의 후 기사를 쓰기로 했다.
행사 시작 10분 전임에도 자리는 거의 다 찼다. 주최와 주관이 정부 부처, 지자체, 국회의원이다 보니 공무원들도 많이 참석했다. 사진 촬영을 고려, 마침 제일 뒷자리에 빈자리가 있기에 앉았다.
시간이 되자, 의례적인 인사말 후 지자체 관계자의 아동정책 현황 보고, 정부 연구기관 기조강연이 있었다. 이후 국회의원, 시장, 부처 책임자, 연구자가 청중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도 제안 겸 질문이 있어 매번 손을 들었으나 기회를 얻지 못했다.
내가 하고자 했던 질문과 제안은 네 사람 모두에게였다. 더 많은 생각이 있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음 내용이었다.
1. 국회의원: 예산 확보를 위해 법률 개정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이 현재 약 21%인데 이를 25% 정도로 상향 조정해 주면 좋겠다.
2. 시장: 1) 특수시책비 예를 들면, 선풍기, 에어컨 등을 구입할 때 드는 비용을 현재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유보통합 후 교육부에서 지원이 어렵다고 할 경우 계속 지원하겠는가? 2) ‘포천시 통합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 시 부모교육 의무화와 상담을 적용하면 좋겠다.
3. 교육부 국장: 1) 영유기의 중요성과 가치를 기획재정부에 잘 전달해서 충분한 예산 확보를 해 달라. 2) 인간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의 영유아는 부모와 기관이 협력해서 잘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가 양육에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각 부처와 협의, 유연근무제나 유급 육아휴직을 강화 확대하면 좋겠다. 3) 일본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핵심으로 영유아 관련 정책으로 보고 ‘아동가정청’이라는 별도 독립기구를 2023년 4월부터 운영 중이다. 한국도 영유아 전담 부처 설치를 고려해 보면 좋겠다.
3)의 내용과 관련해서 내가 쓴 논문을 참고했으면 하는 생각에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최순자(2023). 일본의 아동가정청 설치 방향과 과제. 한국일본교육학연구, 28(1). 25-39.
4. 정부 연구기관 연구위원: “유보통합 모델 제시는 언제쯤 가능한가?”
유보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과 예산 확보의 정책적 결단이라 본다. 예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 행복, 아이 중심’에 초점을 맞추는 올바른 방향이다. 이 점이 아이와 부모, 사회를 위한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인구 감소 문제를 풀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왔지만, 이 점을 간과한 정책들 때문임을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아이를 낳아도 아이가 행복할 사회가 아닌데, 돈 준다고 쉽게 아이를 낳으려 하겠는가. 아이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게 우선임을 관계자들은 본질과 핵심으로 파악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