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배움의 시작은 가치관 정립 후 글쓰기 공부부터

by 최순자

주야,

오늘은 배움에 대해 말해보고 싶구나. 너도 들어봤을 중국 사서 중 하나로 유교 경전 중 으뜸으로 치는 논어가 있지.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어록을 담은 삶의 지혜서라 할 수 있지. 논어의 첫 번째에 학이편 첫 번째에는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세 가지 즐거움이 쓰여 있단다.


“첫째,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둘째,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셋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음이 군자답지 않겠는가.”


동양 으뜸이라 치는 책의 제일 앞에 배움의 즐거움을 적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배움이 의미가 크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배움은 내 속에 잠재된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이라 생각되는구나. 너도 알다시피 나는 학교라는 제도권 안에서의 배움에 오랜 시간을 보냈지.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 대학원 과정 6년, 연구생이나 자격 과정 6년, 기타를 합치면 30여 년이 훌쩍 넘는 듯하구나. 이후에도 일하면서 끊임없이 글쓰기 공부를 한 지도 어언 10여 년이 되니, 반세기 정도를 배우는 데 공을 들였구나. 물론, 이후에도 배우며 살아가리라 본다.


이중 가장 쓸모있는 공부는 글쓰기 공부였다는 생각이다. 체계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배웠지. 지금 이 글을 쓰는 과정도 글쓰기 공부를 위하는 과정의 하나이지.


주야, 내가 다시 배움을 시작하는 나이라면 나는 글쓰기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다. 너도 책에서 읽어봤을 ‘열하일기’를 쓴 연암 박지원 선생은 “글을 짓고, 벗을 사귀는 일이 인생 최고의 경지이다.”라고 했지. 반백 년이 넘어가고 보니, 그 말이 깊이 다가온다. 글을 쓴다는 것이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배우고 싶은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림 공부이고, 또 하나는 시 공부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대상을 잘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이라 본다. 대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것은 글을 쓰는 기본이지. 또 시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함축적이고 은유적으로 전달할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배우고 싶구나.


이 모든 배움을 넘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어떤 경험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글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경험을 독특한 관점으로 쓰는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어떤 경험을 한다는 것은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는 것인데, 그 행동은 어디다 가치고 두고 살아가는가의 가치관의 반영이지 않을까. 그러니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얼 중요시하며 살아갈 것인가의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너는 아직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게다. 이건 또 나의 가치관이므로. 어쨌든 나는 글을 짓고, 그 글로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오늘도 이 글을 쓰는 이유이란다.


여기서 글을 맺으려고 했는데, 한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구나. 지금의 제도권 학교라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학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영유아기 때는 주로 몸을 써서 사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것을 배우고, 이후 단계에서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방법을 익히는 그런 학교. 거기서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말이야. 태어나서 15~16년 정도 이 과정을 거친 후, 그걸 토대로 어떤 분야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면 어떨까. 그러면 각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글로 남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엉뚱하지만, 어쩌면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지 않을까.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하는데, 그 자아실현을 글로 쓴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은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으로 후대가 문명을 발달시켜왔기에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글을 남긴다는 것은 인류 문명 발달에도 기여하는 일이라니 대단하지 않니. 무엇보다 나는 나로 살고 싶어 글을 쓰지만 말이다.


사랑하는 너에게 글쓰기 공부를 권하며 이만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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