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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밖에 없는 인생, 내가 집중할 일은?

by 최순자


부모교육&교사교육 전문가 雲山 최순자. 한 번밖에 없는 인생, 내가 집중할 일은?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5. 2. 3.


“저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인생은 한 번밖에 없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제 입장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주제로 논문을 쓴 일본 연구자가 보내온 글이다. 7년의 동경 유학 경험을 통해 의미 있게 다가온 일본 교육이 있다. ‘결과가 아닌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교사나 부모 중심이 아니라 아이들이 중심이고 스스로 하게 하는 교육’이다. 이를 한국에 시사점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에 관한 답변이다.


이 답장을 받고 이분이 하고 싶은 일, 집중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 자신에게도 질문했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 내가 집중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이전에는 강단에 서는 교육자였다. 그 일은 이뤘다.


입춘을 하루 앞둔 주말에 산책을 나섰다. 며칠 전 온 눈이 미처 녹지 않아 쌓여 있는 곳도 있다. 사람의 손길이 간 길에는 응달을 빼고는 눈이 녹았다. 그 길로 발길을 옮겼다. 지금은 모두 떠난 옛 마을 윗길이다. 왕복 10여 분 거리를 3번 왔다 갔다 하며 뇌 내었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 내가 집중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일, 두 가지가 떠올랐다. 하나는 책 쓰기이다. 2025년 새해 들어 10년 전에 출간한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이 엄격한 심사와 절차를 거쳐 서울시 도서관 엄마 아빠 책(부모 책)으로 선정됐다. 교보문고(광화문) 베스트셀러 코너에도 놓였다. 이후에도 <아이의 마음 읽기> <아이의 생각 읽기> <교사를 위한 아이 심리 이해하기> <별을 찾는 아이들>(동화) 등 몇 권을 더 냈다. 앞으로 낼 책은 이 책들을 넘어서는 불후의 명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입법권을 갖는 일이다. 원 없이 대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고, 1천 회 넘게 전국적으로 부모, 교사, 원장 등을 만났다.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내가 원하는 세상인 ‘부모와 교사가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아직이다. 이를 위해 관련 법을 제정해서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형식이 내용을 만든다.’라는 유물론의 명제를 많이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 형식으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물길을 올곧은 방향으로 트는 굵직한 법 몇 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최근 33년 전에 만난 분의 연락을 받았다. 그분은 당시 대학 학장으로 나에게 “프로페셔널하다. 미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돌아오면 좋겠다.”라고 했다. 나는 일본을 택해 유학 갔다. 이후 두세 번 연락을 주고받고, 한두 번 만났다. 나에게 몇 학년 몇 반인지 묻는다. 학년과 반을 얘기했더니 “아이고 한창이네요. 20년은 더 일할 나이네요.”라고 한다. 책 쓰기와 입법권을 갖고 싶은 두 가지 중,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해가련다. 이글도 그 일이다. 20년은 더 할 일이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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