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책 읽고 글 짓고 강연하는 나

by 최순자


내가 상상하는 하루이다. 새벽 네 시에 잠에서 깨어난다.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로 시작하는 기도문을 외운다. 나, 가족, 사회의 안녕을 기원하고, 해결해야 할 일은 지혜를 구한다. 네 시 반에 맞춰진 알람이 울리기 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알람을 끈다. 세면대로 가서 샤워한다. 뜨거운 물로 내 세포를 깨운다.


샤워 후, 5시에 텅 빈 공간 명상실로 간다. 오늘 할 일을 생각한 후, 명상 속으로 들어간다. 커피 믹서기에 원두를 넣고 간다. 커다란 잔에 커피를 가득 붓는다. 5시 30분에 서재로 간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커피 향기가 코끝을 스치면서 미처 덜 깬 내 뇌를 마저 깨운다. 책상에 앉아 데스크 컴퓨터 전원을 켠다. 켬퓨터가 부팅하는 사이에 오늘 할 일이 적힌 수첩을 들여다보고 확인한다.


컴퓨터가 켜지면 로그인 후 먼저 내 연구소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새로 올라온 글과 정회원 등업 요청 확인 후, 올라온 글 제목을 보고 읽거나 지나간다. 정회원 요청은 제시한 양식에 맞는지 살펴보고 바로 처리한다. 다음, 네이버, 핫메일을 열어 수신 메일과 내 소식을 확인한다. 바로 답장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답신이나 댓글을 보낸다. 시간이 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메일은 미확인으로 처리해 둔다. 7시까지 모닝페이지를 쓴다. 주제는 가능하면 책을 쓸 주제에 맞게 쓴다. 책은 몇 가지 주제로 동시에 두 세권을 진행한다. 글쓰기는 전날 입력된 정보나 경험, 정리한 자료를 중심으로 쓴다. 분량은 A4 두 장을 채운다. 특히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내용 무엇을, 그들이 왜 글을 읽어야 할지, 그래서 어떻게 하게 할지를 염두하고 쓴다.


7시부터 8시까지 가족과 아침 식사를 한다. 아침에는 뇌에 자극을 주기 위해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는 검정콩, 호두와 사과로 간단히 한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조간신문을 읽고 아침 뉴스를 확인한다. 다시 커피를 한 잔 들고 서재 책상에 앉는다. 12시까지 책쓰기 원고나 의뢰받은 교육, 부모교육 관련 칼럼이나 글을 쓴다. 책쓰기 글을 쓸 때는 A4 두 장을 채운다. 12시에 글쓰기를 마치고 30여 분 정도 점심을 준비한다. 밥과 김치, 고기, 야채 중심으로 한다. 12시 30분부터 l시 30분까지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커피를 들고 2층 베란다로 나가 30여 분 산을 바라보다 잠깐 눈을 붙이기도 한다.


오후 두 시에 가족과 산책을 나선다. 두 시간 정도 걸으면서 나무와 꽃, 풀과 눈을 마주친다. 글의 주제, 소재, 구성 등을 생각하기도 한다. 네 시에 귀가한다. 네 시부터 다섯 시까지는 텃밭을 일군다. 상추, 부추, 가지, 오이 등 야채를 수확한다. 다섯 시에 서재로 향한다. 산책 중 떠올랐던 내용이나 경험한 일을 글로 쓴다. 6시부터 7시까지 가족과 먹는다. 저녁은 생선과 된장국으로 간단히 한다. 저녁 식사 후 8시까지 석간신문을 읽고 저녁 뉴스를 본다.


밤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서재에 들어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 슈베르트 곡을 비롯한 클래식이나 가곡, 조용한 가요를 들으면서 독서를 한다. 읽으면서 밑줄을 긋거나 중요한 내용은 메모한다. 메모는 다음날 아침 모닝페이지를 쓸 때 활용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30분은 명상실로 가서 하루를 정리한다.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든다.


이 일정을 기본으로 하고 상담, 워크숍이나 외부 강연이 잡히는 날은 그 일정에 맞추되,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은 일정하게 한다. 상담, 워크숍과 강연은 번잡하지 않게, 1주일에 두 번 정도만 한다. 종종 벗들이 찾아오면 반겨 맞이한다. 하루가 너무 짧다. 글쓰기, 독서의 시간을 덩어리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더 길었으면 좋겠다.


열하일기를 쓴 연암 박지원 선생은 “글을 짓고, 벗을 사귀는 일이 인생 최고의 경지이다.”라고 했다. 독서는 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함이요. 글을 쓰는 것은 나를 표현하며 나답게 살기 위함이다. 상담, 워크숍, 강연은 나누기 위함이다. 상상의 하루가 현실이 되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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