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의 삶을 꿈꾸며
정혜신 하면, 거리의 치유자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는 우리 사회의 아픈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과 현장에서 늘 함께하고 있다. 그가 오랜 만에 내놓은 ⌜당신이 옳다⌟를 읽었다. 거리의 치유자답게 자격증을 가진 정신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적정심리학을 심폐소생술처럼 몸에 익히면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적정심리학의 핵심은 ‘공감’으로 본다. 공감은 심리검사, 약물치료, 정신과 의사보다 더 강력한 치유제로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날렵한 힘이라 했다.
그러면서“요즘 마음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며 상대에게 산소를 공급해 주되, 경계가 있는 공감, 정확한 공감, 내가 존재하는 공감을 말하고 있다. 또 저자는 공감은 상대방에게 온전히 체중을 싣는 것이라며, 아이에게 공감해 준 사례를 말하고 있다.
여섯 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아 속상해한다. 아이는 속상한데 끝나지 않고 그 스트레스가 몸에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루에 소변을 보기위해 화장실을 50여 회까지 드나든다. 아이의 행동은 119 신고처럼 자신의 마음 상태를 어른들에게 알리는 신호였다.
이후 아이의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아이 마음에 공감해준다. 그랬더니 아이가 상태가 좋아졌고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고마워. 난 이제부터 자유라!”라고 한다. 공감받은 사람의 심리를 아이가 잘 나타내주고 있다.
바로, ‘자유’라는 표현이다. 여기서 ‘자유’는 ‘평안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속 걱정, 불안함이 없어져 편안해졌다는 의미로 본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종이로 접은 새가 비둘기 되어 날아가는 마술을 마음에서 경험’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했던 것은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읽어줬다는 것으로 본다. 아이 입장에서 가장 사랑받고 싶었던 대상, 아이 마음속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싶었던 대상은 엄마였을 것이다. 그 아이가 어쩌면 화장실에 자주 갔던 것도 바쁜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신호였지 않았을까?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그 사랑을 채워주는 사람은 자신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사람과 맞물렸을 때라고 본다. 대인관계 상담의 대가였던 김중술 선생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 네 가지를 말하고 있다.
하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둘, 나를 사랑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셋, 이 둘이 서로 맞물리는 것
넷,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
나도 남은 인생을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위에서 말하고 있듯이 마음을 주고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생각이다. 저자가 사례에서 든 아이도 이 네 가지를 경험하고 비로소 행복해하고 있다. 책에서는 인간의 개별적 존재에 관심을 가져야 함도 강조한다. 8년간 구로공단에서 일했고, 성숙한 사회를 위해 애쓰고 있는 시민운동가 사례가 나온다.
그 사례를 접하며 나 자신의 모습을 봤다. 사례만큼 치열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공익을 위해 애쓴 적이 있었고, 지금도 건강한 사회와 성숙한 시민의식에 관심이 많아 관련 활동을 하기도 한다. 사례자와 같이 나도 주변인으로부터 ‘이제 거기서 좀 벗어나면 안 돼요?”라는 말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가치이고 신념이기에 이후에도 그렇게 살아갈 것 같다. 단, 나이가 더 들면 자연 속에서 원 없이 책 읽고 글 쓰면서 살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가장 나다움의 표현이라 본다. 거기에 저자가 말하는 적정심리학을 적용하고자 한다.
그 적용의 장소로 서로 우정을 나눈 오성과 한음의 도시 포천으로 예정하고 있다. 먼저 터를 잡은 지인의 소개로, 최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의 멋진 주상절리를 끼고 있는 관인을 방문한 적이 있다. 나무에 기(氣)가 살아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강하게 느끼고 마음을 정한 곳이다.
진정성으로 공감하며 집밥 같은 적정심리학을 적용할 곳의 이름을 고민 중이다. ⌜당신이 옳다⌟를 읽고, 공간의 공감도 넣은 ‘공명재’와 ‘자유를 꿈꾸는 집’ 등을 떠올려 보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이 글을 읽은 분들의 조언도 듣고 싶다. 그곳에서 나도 찾고, 적정심리학ˑ심폐소생술 적용으로 내 공간을 찾는 이들과 공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