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배려하지 못했던 날.
방사선 결과를 들으러 갔던 날.
그날이 내 생일인 건 머릿속에 없었다.
그저 빨리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듣고
첫째 아들의 일정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생각만 가득했다. 뒤늦게야 후회했다.
그래도 내 생일인데 암 센터에 오고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마주하며
입원을 할지 말지, 약을 바꿀지 말지를 생각하라니.
머릿속을, 마음속을 아무리 무장하고 가도
속수무책으로 방어벽이 무너졌다.
내가 입원하면 가족들도 힘든 건 똑같은데
그때는 오로지 아이의 일정을 위해서도
항암이든 방사선이든 입원은 절대 할 수 없다
고집한 건 결국 내가 무서워서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프다는 이유로 누워있으면
그대로 일어서지 않을 것 같은 나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