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싫어
엄마 미워!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거나 하기 싫어하는 것을 강제로 시킬 경우 아이입에서 쉽게 튀어나오는 말입니다. 장난감을 사주지 않을 때, 먹기 싫은 밥을 억지로 먹이려고 했을 때, 장난감을 그만 가지고 놀라고 했을 때 1초의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엄마 싫어, 엄마 미워라는 말을 내뱉는 우리 아이들..
준이도 그랬습니다. 제가 화안키를 하기 전에는요. 너무나 쉽게 엄마 밉다 싫다는 말을 내뱉더라고요.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래? 그럼 나도 너 싫어'하고 아이와 똑같은 수준에서 그대로 말을 맞받아치시더라고요. 사실 저도 그랬었습니다. ^^; 준이가 엄마 미워라고 하면 '나도 너 미워 흥'하고 홱 뒤돌아서 가버리곤 했죠. 아주 미숙한 엄마였습니다. 애와 수준이 단 1도 차이 나지 않는 어린애 같은 엄마였지요.
화안키를 시작하고부터는 아이의 떼나 아이의 '엄마 싫어'를 대할 때 제 안에 보살님을 한 분 모시게 되었습니다. '내 몸은 여기 있지만 내 혼은 여기 있지 않도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대하기 시작한 것이죠.
준이 : 엄마 싫어!
엄마 : 난 너 좋은데?
준이 : 엄마 미워
엄마 : 난 그래도 니가 좋은데?
준이 : ....
엄마 : 엄마는 준이가 못되게 굴거나 떼를 쓰거나 나쁜 행동을 해도 너를 사랑해. (메롱~)
준이 : ........
아이는 말문이 막혀버림과 동시에 '엄마의 레벨은 나와는 뭔가 다르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어른의 포스 앞에서 숙연해지는 아이. 그리고 다음 순간 밀려오는 '그래도 엄마는 날 사랑해'라는 감동..
준이 : 엄마는 내가 말 안들어도 사랑해?
엄마 : 당연하지. 엄마는 어떤 순간이라도 널 사랑해.
하지만 잘못된 행동은 용서해주지 않을 거란다. 너를 착한 아이로 제대로 키워야 하니까~ (메롱)
준이 : .... 알았어.
준이와 이런 패턴의 대화를 수십번은 나눴을 거에요. 아이가 저를 싫다고 말해도 제가 자꾸 난 니가 좋다고 대답하자 아이는 어느순간부터 제가 싫다, 밉다는 소리 자체를 안하기 시작하더군요. 저 역시 아이가 밉다, 싫다는 소리를 일절 하지 않았구요. 그렇게 한 1년쯤 서로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런 저의 모습과 행동을 그대로 닮는 것이 아니겠어요?
최근에 아이가 너무 말을 듣지 않아서 저도 모르게 "너 미워!"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난 그래도 엄마를 사랑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풋하고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요. 엄마는 정말 아이의 살아 있는 교과서, 본보기인가 봅니다. 부모가 하는 행동을 정말 1도 안틀리고 그대로 따라한다니까요.
나 싫다고 하는 데다가 나도 너 싫다고 하면 그 싸움은 끝이 나지 않습니다. 헌데 나 싫다고 하는 낯에 그래도 난 네가 좋다고 되받아치면 상황은 바로 종결됩니다. 더이상 싸움도 진행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먼져 져준 쪽이 오히려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되지요. 아이는 순순히 제 말을 따라이끌려 옵니다. 자길 사랑해주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면 누구의 말을 듣겠어요? 사랑의 힘이지요.
아이와 같은 수준에서 싸우기보다 아이 위에서 아이를 가지고 노는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이기는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제시한 옳은 기준을 아이가 순순히 따르도록 하려면 힘보다는 권위를, 공격보다는 사랑을 이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