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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쩐시 Jul 13. 2021

중국인들의 '차화헌불'

중국인들은 정말 남을 돕지 않을까?

중국에서 몇 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면서 새삼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는, 같은 동아시아권이고 유학사상을 과거부터 공유해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문화적으로는 정말 서구권과 같은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다만, 사회생활을 할때 조직력을 강조하고 타인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사상은 좀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이룬 중국 인맥 네트워크는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고 있거나 그 이상의 집단이라 모든 중국 대중의 성격을 대표할 수도 없고, 그들은 집단주의나 공산주의 교육을 더 심화적으로 배운 점이 사실 제 편견을 바꾸어주긴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 유학생활 중 만난 이웃주민들이나 상인들 모두에게도 도움을 받은 경험이 많았습니다. 학교 근처 마라탕 맛집 사장님이 참 친절했던게 생각나는군요.


중국을 포함하여, 근래 들어 '대중 이기주의' 소재의 마음을 안 좋게 하는 기사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초가 된 것은 중국의 한 쓰러진 노인을 도와준 청년이 그 노인의 거짓증언으로 인해 피해보상을 청구받게 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도 길에서 쓰러진 여성을 도우려다 되려 피해를 보는 남성들이 적지 않게 생기자 큰 이슈가 되기도 했죠. 정말 중국인들은 이기적이고, 현대인들은 이타심이란 없을까요?


한국과 중국 모두 기본적으로 측은지심을 바탕으로 어려운 타인을 도와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기에, 저는 몇몇 사건들이 일반화되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중국에는 '차화헌불(借花献佛) '이라는 성어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입니다. 한자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꽃을 빌려 부처에게 바치다'가 되겠습니다. 


이 성어의 고사는 이렇습니다.



    옛날 어느 한 시골마을에 메뚜기떼가 극심하여 모든 작물을 다 망가뜨려놓았습니다. 또, 설상가상으로 산에서 내려온 맹수들이 가축들을 잡아먹어,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녔습니다. 이에, 석가모니가 직접 인간계로 내려와 불법을 시전 하여 메뚜기떼와 맹수들을 내쫓았습니다.

    농민들은 석가모니에게 굉장히 감사했고, 그중 한 형편이 좋지 않은 농민이 한 다발의 싱싱한 꽃을 바쳤습니다. 석가모니는 그 꽃을 바친 사람이 다 해진 옷을 입었으며 온 몸에서 불결한 냄새가 나는 채 자신에게 아름다운 꽃다발을 바치는 것을 보고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너의 가정에 내 도움이 필요하느냐."그 농민이 대답했습니다. "석가시여, 저는 당신을 속이지 않습니다. 저의 집안이 가난한 것은 맞으나, 이 꽃다발은 제가 빌려온 것이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 진심이니 꼭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석가모니는 크게 감동하여, 그 시골마을의 모든 가난한 자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그 후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


  从前有一个小镇,闹蝗虫[huángchóng]闹得很厉害,所以,不管种什么植物都长得不好,加上常常有猛兽[měngshòu]下山吃鸡鸭,让镇民感到很不安,因此释迦牟尼佛[Shìjiāmóunífó]特地从天上降临人间,施展[shīzhǎn]佛法收拾了蝗虫,也驯服[xùnfú]了猛兽。

  镇上的人十分感谢佛祖,其中有一位穷人特地为佛祖献上一束鲜花。当释迦牟尼看到送花的人穿著[chuānzhù]破烂的衣服,浑身脏兮兮[zāngxīxī]的,却捧[pěng]着一束美丽的鲜花,忍不住就说:「你家需要我帮忙吗?」献花人说:“佛啊,我不敢欺骗您,我家里是很穷没错,就连这束花都是我去借来的,可是,这是我一片诚心,所以,请您一定要收下。”释迦牟尼十分感动,便让镇上所有的穷人都摆脱了贫穷,从此大家过着幸福的日子。

[출처] 바이두



이 고사에서 유래된 '차화헌불'이라는 성어는 중국인들이 타인에게 선물을 하거나 혹은 도와줄 때 스스로 생색을 내지 않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생활 속에서 굉장히 자주 쓰이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주변에 중국인 친구가 있다면 한번 사용해보면 좋을 사자성어입니다. 예전에 한 중국인 교수가 저에게 기프티콘 선물을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교수가 지인에게서 받은 쿠폰인데 자신은 쓰지 않는다며 건네면서 했던 말이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게 중국인들은 타인이 곤경에 빠지거나 도움을 청할 때 발 벗고 자신의 일인 양 도와주면서 크게 생색을 내지 않는 것을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정서와도 꽤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살아보고 느껴온 현대 중국 학생들은 이 '차화헌불'의 마음가짐으로 타인을 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도 좀 본받아서 남을 도우며 살아가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제 성향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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