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명의 손님들을 가이드와 함께 노란색 모터보트를 타고 홍섬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이드가 말하길 홍섬이 태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섬이라고 한다. 모터보트 안에 한 꼬마 소년과 나는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고, 모터보트가 가르는 바람은 짭조름하고 선선했다.
모터보트가 홍섬 중간쯤 다다랐을 때 갑자기 한 명의 노신사가 발작을 일으켰다. “왜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가이드는 연신 발작하고 있는 노신사에게 질문만 해댔고, 상황을 파악한 나는 군대 조교 시절 심폐소생술을 배웠던 경험을 살려 흉부압박을 실행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패키지 일행 중 가족 무리로 온 어머님 한분이 뛰어들어 노신사의 몸 위에 앉아 흉부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저 응급치료사 자격증 있어요. 다들 노신사분 팔다리를 잡아주세요.” 우리는 그분의 명령에 따랐고 손님들은 한 팀이 되어 도왔다.
“하나! 둘! 셋!” 최선을 다해 흉부압박을 한 어머님과 나는 교대로 흉부압박을 실시했다.
“제가 할게요! 가서 좀 쉬세요!”
여러 차례 실시한 끝에 노신사분은 다행히 기침을 토하며 정신을 차리셨다.
“저는 노신사분을 병원에 이송해야 되니 나머지 일정 좀 소화해주세요.”
가이드의 부탁은 마치 내게 무인도에 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데리고 구조선이 올 때까지 대기하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렇게 모터보트는 홍섬에 닿았고 나는 20명의 손님들을 데리고 배에서 내렸다. 20명의 식사를 책임질 도시락통을 들고...
“이제 저희 어디로 가요?” 마음 급한 손님들은 재촉하기 시작했고 나는 손님을 모래밭에 앉힐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투어 일행이시죠?” 마침 구세주 같은 다른 사 일행의 가이드가 내게 물었다. “네! 맞아요! 가이드가 병원에 이송을 가셔서 제가 통제하고 있어요. 저는 인솔자입니다.”
“그렇군요 저기 자리가 있으니 저기 손님분들 식사시켜드리고 자유시간 제공해주세요. 가이드 분 곧 오실 겁니다.”
나는 이스라엘인들을 데리고 이집트 탈출을 감행한 모세가 주님의 목소리에 따라 행했듯이 그의 말에 따라 통제했다.
“자, 여기서 식사하시고 몇 시까지 여기로 모여주세요.” 나는 손님들에게 그렇게 말한 뒤 혼자 벤치에 앉아 상황을 정리하고 본사에 보고를 올렸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탁자에 엎드려 있는 나에게 노신사를 살려준 한 어머니가 내게 말했다. “가서 바다 좀 보세요. 아름답네요. 아까 많이 당황하셨겠어요. 도시락은 저희가 지키고 있을 테니 다녀오세요!”
나는 우거진 야자수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바다를 향해 걸었고 이내 마주한 무서운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 문득 노신사를 구해준 그 어머님께 감사인사를 드리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벤치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감사합니다. 제가 먼저 나섰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당황해서 얼어버렸네요.”
“괜찮습니다. 별일 없었으면 됐죠.” 되려 나를 위로해주는 중년의 어머님께 감사하면서 인솔자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너는 좋겠다. 저렇게 대단하신 분이 어머니라서”
나는 어머님과 함께 온 소녀에게 말했고, 그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세상을 구한 위인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