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에 채워지는 것들
큰 무언가가 빠져나간 빈자리는 메꾸기가 너무 힘들어서
외로움이라는 녀석이 들어와 자리 잡는다.
꺼지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채워져있어야 할 누군가를 대신해서 자리 잡는다.
이 녀석은 내가 그렇게도 좋은가보다.
해가 지고 앵무새의 찢는 소리가 끝날 때쯤에 외로움이라는 녀석은
슬그머니 내 옆에 자리 잡는다.
누구보다 나와 오래 있어준 녀석이니까 잘해줘야지 하면서도
이제 좀 꺼졌으면 좋겠다.
가끔은 이 녀석이 글 쓰는데 도움이 된다.
감성이 터지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에도 무게가 실린다.
외로움의 무게만큼, 슬픔의 무게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