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으로 충분한 가장 아름다운 인생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 필사 #36

by 별빛소정

스스로 자유의 사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는 도대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들은 결국 살아갈 궁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을 해방시킬 생각이 있다면

먼저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스스로 봉사를 실천하면 되죠.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제대로 알고 싶다면

우선 그것을 시도해 보면 됩니다.


- 괴테 <스스로 자유의 사도라고 말하는 사람들>


자유의 사도, 희망의 사도, 치유의 사도라 말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말에 걸맞은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야 합니다.


세상은 말보다 행동을 기억합니다. 빛은 스스로 빛난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 어둠을 밝혀주니까요


진정 고귀한 사람은 굳이 스스로를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그 삶에서 자연스레 드러납니다. 고귀하다는 말을 입에 담기보다, 고귀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말로 인생을 꾸미지 말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귀하게 살아내세요.


말로 자신을 포장하지 말고, 작은 순간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보세요. 나의 귀한 오늘이 쌓여, 결국 나의 고귀한 인생이 됩니다.


귀한 단어를 빌려서 인생을 속이지 마세요.
하루하루가 귀하지 않다면
어떤 단어도 나를 빛내지 못합니다.
이름만으로 빛나는 인생을 살아가세요.
이름 하나면 충분한 인생이 제일 아름답습니다.
- 김종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나는 과연, 내 이름에 걸맞은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제 이름에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애썼지만, 아직은 그 뜻에 닿지 못한 것 같아요.


소정이라는 이름은 제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또 하나의 이름입니다. 저를 아껴주셨던 교수님께서 지어주신 호로, ‘소박한 우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요. 작은 연못이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작은 물고기가 노닐고, 작은 풀들이 자라는 곳.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며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는 곳. 저는 '소정'이라는 이름으로, 조용하고 작은 연못 같은 세상을 그리고 싶습니다.


누군가 스치듯 들렀다 가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김종원 작가가 말한 '이름만으로 빛나는 인생'이라면 유명해져야 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세상의 빛이 되기보다, 내게 주어진 이름의 가치만큼이라도 제대로 살고 싶습니다.


이름은 단지 불리는 것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저는, 제 이름처럼 작지만 맑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하루를 귀하게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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