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퍼스트클래스 티켓이 저렴하게 느껴지는 이유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40

by 별빛소정

당신의 운율을 따르는 나를 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반복해도 괜찮을 겁니다.

먼저 뜻을 찾고 다음에 말을 고르겠습니다.

다만 어떤 음도 두 번 울려서는 안 됩니다.

누구보다 재능이 뛰어난 당신이

특별한 의미를 담아내야 할 테니까요.


틀에 박힌 리듬도 물론 매력적입니다.

재능은 그 안에서도 빛을 내니까요.

하지만 비극은 그것들이 너무나 빠르게

지긋지긋해진다는 사실에 있어요.

그 공허한 가면에는 피도 의미도 없습니다.


도저히 기뻐할 마음이 나지 않겠죠.

우리는 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며

죽은 형식에 안녕을 고해야 합니다.


- 괴테 <모방>


장거리 여행에서 퍼스트클래스 좌석이 이코노미 좌석보다 많게는 열 배까지 비쌉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퍼스트클래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편안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공간 속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티켓값 이상의 가치를 창조해 내기 때문이지요.


사랑과 나눔의 상징인 테레사 수녀도 퍼스트클래스를 자주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그 자리를 택한 이유는 사적인 안락함이 아니라, 비행 중 만날 수 있는 잠재적인 후원자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공간이 곧 하나의 사명이자 기회였던 셈이지요.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자신의 수준을 바꾸고 싶다면, 머무는 공간부터 바꿔라." 새로운 환경은 새로운 생각을 낳고, 새로운 감정과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괴테는 타인의 삶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형식으로 늘 새롭게 시도하라고 말합니다. 꼭 퍼스트클래스를 타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공간에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내는가입니다.


자신에게 더 넓은 시야와 깊은 성찰을 허락하는 공간. 그것이 곧 당신의 삶을 한층 더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냥 주어진 대로 사는 사람은
세상의 기준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기만의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아예 통계에서 벗어난 삶을 살죠.
언제나 기준은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 김종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세상은 끊임없이 말하고, 우리의 생각까지 휩쓸어갑니다. 언론이 떠드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대로 믿게 되지요.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생각하며 사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느새 삶의 흐름에 휩쓸려 주어진 대로, 익숙한 대로 살아가게 되지요.


그래서 저는 글을 씁니다. 글을 쓴다는 건 내 생각을 살펴보고 세상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진짜 나에게로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매일 필사를 하고, 매일 글을 쓰며 나의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오늘도 나의 기준을 지키며 진심으로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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