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 필사 #53
타오르는 불은 숨기기 어렵습니다.
낮에는 연기로 자신을 드러내고
밤에는 불꽃을 환히 밝혀
그의 정체를 드러냅니다.
또한 사랑도 숨기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조용히 혼자 간직해도
사람들의 눈에는 그 뜨거운 마음이
모두 다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숨기기 어려운 건
사랑에서 나온 한 편의 시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언어로 글을 쓰면
세상은 그 세계에 완전히 사로잡힙니다.
게다가 정성스럽게 완성한 아름다운 시라면
모두가 기쁘게 소리 내어 읽게 되죠.
그것이 우리에게 괴로움을 주든
혹은 위안을 주든
-괴테 <진실한 고백>
사랑을 하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사랑의 마음은 저절로 시가 되어 말과 글로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진심이 담긴 시는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깊은 울림을 줍니다.
괴테는 “불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태양과 별처럼, 잠시 눈을 가려 피할 수는 있어도 결국 드러나고야 맙니다. 진리도 그렇습니다. 진리는 불처럼 빛나고, 사랑처럼 뜨거워 언젠가는 반드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사랑을 담아 만든 것이라면 세상에 보여주세요. 사랑이 깃든 말과 글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따뜻한 감동을 전합니다. 정성이 담긴 표현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망설이지 말고 꺼내 놓으세요. 당신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빛이 되어줄 테니까요.
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완성했다면
그 결과물은 언제나
누군가의 마음에 감동을 줍니다.
- 김종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어릴 적엔 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가난은 주눅 들게 만들었고, 사람들 앞에서는 언제나 괜찮은 척했지요. 친구들은 종종 저를 속을 알 수 없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글을 통해 제 마음 깊은 곳, 오래 감춰 두었던 치부들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아픔을 드러내니 그것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니었습니다.
글쓰기는 내 안의 상처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일입니다.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조차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소중한 조각이 되어주지요. 지나간 모든 일은 헛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하지만 분명히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누구의 삶이든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그 가치를 사랑을 담아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마음이 담긴 글과 말은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아 따뜻한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성숙해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