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내가 스스로에게 허락한 천국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67

by 별빛소정

오늘은 축제가 있는 날이라

옷장에 고이 모셔 두었던

예쁜 옷을 입고 외출합니다.


그러나 누가 제 마음을 알겠습니까.

슬픔으로 인해서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나는 왜 늘 몰래 울어야 하나요.

그러나 남들에게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합니다.

게다가 마치 잘살고 있는 것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이죠.


혹여 내가 가진 이 슬픔이

가슴을 찌르는 칼날이었다면

난 이미 오래전에 죽었을 것입니다.


- 괴테 <미뇽에게>



슬픔이 가슴을 찌르는 칼날이었다면, 오래전에 죽었을 것입니다. 이 말은 저 자신을 향한 고백 같아요. 슬픔에 갈기갈기 찢긴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아물게 됩니다. 여러 번 딱지가 앉고, 또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마음은 점점 더 단단해집니다.


주변 친구들은 종종 말합니다. “넌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내왔잖아.” 하지만 환한 미소 뒤로, 저는 조용히 눈물을 감추곤 합니다. 누구나 각자의 슬픔을 품고 살아갑니다. 나만 아픈 것도, 나만 힘든 것도 아니지요.


희망이 있는 삶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슬픔에 머무르기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봅니다. 때로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 곧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 되기도 하니까요. 결핍을 딛고 한 발 내디뎠을 때, 문득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저도 예쁜 옷을 입고 외출하려 합니다. 인생을 숙제가 아니라, 작은 축제처럼 즐겨보고 싶어요.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걸어가면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희망이 저에게는
스스로에게 허락한 천국입니다.
김종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김종원 작가는 자신과 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다섯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바로 태도, 관계, 지성, 기품, 사색입니다. 저도 그 다섯 가지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늘 당당한 태도를 지니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진심을 다하며, 세상과 나를 더 깊이 이해하려 지성을 갈고닦습니다. 남다른 기품을 지키려 애쓰고, 천 개의 눈과 심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색의 자리에 조심스레 도달해 봅니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걷고 있습니다. 매일 필사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합니다. 그 하루하루가 저를 조금씩 성장하게 만들어 줍니다.


어제는 슬픔으로 가득했을지 몰라도, 오늘 내가 걸음을 내딛는 한, 마음은 분명 어제보다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 그것이 저에게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