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필사 29 (#181)
호기심이 끝나면
부부 생활도 끝난다
부부 생활은 길고 긴 대화와도 같다.
결혼 생활에서 다른 모든 것은 변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대화에 속한다.
- 니체
부부사이가 좋은 사람들을 보면 늘 대화를 나눕니다. 서로의 하루에 호기심을 가지고 작은 일상까지 궁금해하며 행복한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그것이 사랑을 지켜나가는 비밀입니다.
지난주 저는 2박 3일간 출장을 다녀왔어요. 출장 가기 하루전날, 남편에게 "나 내일 출장 가."라고 말하니 "그래? 잘 다녀와."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출장기간 내내 우리는 전화 한 통, 문자 한 줄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남편 역시 출장을 가게 되면 중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서로 집중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잠시 대화를 멈추기도 합니다. 그것은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일을 존중하고 대화를 멈출 만큼 깊이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반갑게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며칠 동안 보지 못하다가 만나면 그저 얼굴만 봐도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우리는 함께 쇼핑을 하고 외식도 하고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떨어져 있는 시간만큼 대화는 더 깊어졌고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은 더욱 밝아졌습니다.
부부생활은 결국 말로 이어집니다. 그 대화는 단순히 하루를 보고하는 의무적인 말이 아니라 '당신이 궁금합니다'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호기심이 사라진 관계는 대화가 끊기고 마음까지 멀어지게 됩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부부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각자의 성향을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 주고받는 대화 속에 자라나니까요.
말이 통하지 않으면 함께 살 수 없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말라.
호기심이 사라지면 마음도 함께 사라진다.
- 김종원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