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필사 31(#183)
타인의 공과 과를 평가하는 삶에서 멀어져라
곤충은 내면에 나쁜 마음을 품고 있어서가 아니라, 살아야 한다는 본능 때문에 사람의 살을 찌르는 것이다.
평론가도 다르지 않다. 평론가에게 필요한 건 단지 우리의 살 속에 있는 '피'다. 목적이 거기에 있으니 그들에게 우리의 고통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니체
아무것도 해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타인의 공과 과를 판단하고 평가합니다. 한 편의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열정으로 완성됩니다. 작가가 대본을 쓰고, 감독이 방향을 잡으며, 배우와 스태프들이 하루하루 현장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입니다. 평론가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대신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공과 과를 평가하며, 그 대가를 받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평가는 결코 창조의 경험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저는 주말농장에서 상추를 키우고 있습니다. 직접 밭을 일구고, 멀칭을 하고, 씨앗을 뿌리고, 잡초를 제거하며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그렇게 키운 상추는 시장에서 산 것보다 훨씬 귀하고 맛있었습니다. 그 상추를 나누어 주었더니 어떤 사람은 크기가 작다느니, 싱싱하지 못하다느니 평가를 했습니다. 상추를 먹는 일은 흔하지만, 직접 길러보지 않은 사람은 물을 주고 병충해를 막으며 정성껏 보살피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생명의 소중함과 기쁨을 결코 알 수 없습니다.
평가는 더 나은 방향을 찾는 데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을 평가하기 전에 내 손과 발을 써서 무언가를 해보는 것입니다. 직접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며 느끼는 감정은 남을 지켜보며 얻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평가는 우리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지만, 삶을 깊게 만드는 것은 직접 경험하고 행동하며 느끼고, 내 것을 만들어 보는 일입니다. 남의 인생을 평가하기에 앞서, 나만의 인생을 만드는 데 정성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입으로만 떠든 것들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움직여서 제압하고 쟁취하라.
- 김종원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