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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사랑하고 친구를 의심할 수 있는 용기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필사 81(#233)

by 별빛소정
지식인이라면 적을 사랑할 수도
친구를 미워할 수도 있어야 한다.
- 니체


우리는 종종 감정에 휘둘립니다. 내 편이라면 무엇을 하든 옳다고 생각하고, 내 편이 아니라면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틀렸다고 치부해 버리곤 합니다. 지식인이라면 감정에서 벗어나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감정이 기준이 되는 순간, 진실은 왜곡되고 우리는 스스로의 눈을 가리게 됩니다.


직장에서 자신과 가까운 동료가 실수를 했을 때 우리는 그가 친하다는 이유로 실수를 가볍게 넘겨줍니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동료라면 똑같은 실수를 ‘큰 문제’로 확대해서 보기도 합니다.


비슷한 처지였던 사람이 나보다 훨씬 성공한 소식을 접했을 때 이유 없이 그 사람을 미워하고 비난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것은 사실 그의 잘못이 아니라 내 안의 열등감이 만든 그림자일 때가 많습니다.


마음에 희망이 가득할 때는 어려움조차 배움으로 여겨지지만, 불만과 비교로 가득 차면 즐거운 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합니다.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유 없는 미움에 사로잡히지 말고, 무작정 옹호하는 습관에도 경계해야 합니다. 문제의 뿌리는 종종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결핍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잘 나가는 사람들을 이유 없이 미워한 적이 있습니다. 내 안을 찬찬히 살펴보니 나의 불안과 열등감이 만든 감정이었습니다. 사실 어느 누구도 고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 사람의 삶 전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식인이란, 세상과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입니다. 지혜로운 삶이란, 내 감정의 렌즈를 벗고 세상을 바라보는 용기입니다. 적을 사랑할 수 있고, 친구를 미워할 수도 있는 힘―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이해와 성찰의 출발점입니다.


“진정한 지식인은 타인을 판단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이다.”


지식인이라면 늘 세상과 사람을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의 하루는 그 근거를 찾는 여정이어야 한다.
- 김종원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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