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필사 82(#234)
지혜와 친구가 되려면
침묵에 익숙해져야 한다.
- 니체
우리는 말로 관계를 맺고, 말로 오해하며, 때로는 말로 상처를 주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이해와 지혜는 종종 ‘말하지 않는 순간’에 싹틉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흔히 “내가 말할 준비가 되었으니, 상대도 들을 준비가 되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상대는 아직 마음이 열리지 않았을 수도 있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서둘러 말을 건네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은 닫히기 쉽습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가족에게 “왜 그렇게 힘들어하냐”라며 곧장 해결책을 내놓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말없이 옆에 있어주는 침묵일지도 모릅니다. 친구가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을 때도 서둘러 조언하기보다 조용히 들어주고, 눈빛으로 공감할 때 더 큰 위로가 전해집니다.
침묵은 관계를 지키고 감정을 보호하며, 우리 내면에 깊이를 만들어 줍니다. 침묵하며 기다릴 때, 우리는 언어 너머의 표정을 읽게 되고, 그 안에서 지혜가 자라납니다.
저 역시 필요 없는 말을 해서 후회한 적은 많지만, 침묵을 지켜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서둘러 판단하고 빠르게 다가가려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욕망을 버리고 기다릴 때 지혜는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말은 마음을 열 수 있지만, 침묵은 영혼을 잇는다."
빠르게 다가가려는 욕망을 버리면,
우리는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욕망을 버린 만큼 지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 김종원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