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글쓰기 - 04
5월 중순부터 중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계획되어 있다. 아, 엄청나게 부담이 된다. 모두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분들이고 심지어 가까운 선생님들께서도 듣겠다 하셔서 더 그렇다. 주제와 관련된 논문도 찾아 읽고 책도 읽는다. 그래도 불안해, 함께 다룰만한 좋은 문장이나 실제 아이들이 쓴 글도 사례로 준비하고 있다. 그래도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하면 며칠 째 아침마다 기도를 드리고 있다. "제발 신청 인원이 적어 수업이 취소되게 해주세요."
그렇지만, 강의는 진행될 예정이다. 당연히 강의를 잘 해내면 나는 부쩍 성장해 있으리라. 하지만 우리 마음이 늘 이성적이기만 할까. 한동안 계속 두근두근 할테다. 괜시리 혼자 책을 찾아 읽다 한숨도 쉬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무대처럼 연습을 할 수도 있다. 강의가 시작되는 날까지 계속 그럴지도 모른다.
모든 일이 그렇다. '그래, 결심했어. 잘 해보자.'라고 말하기까지 망설임과 후회가 쌓여진 수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보내고서야 우리는 비로소 단단히 마음을 먹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나아간 걸음은 결과에 관계없이 나를 자랑스럽게 만든다. 거듭된 자랑스러움은 나를 성장시킨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수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