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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정 Apr 26. 2022

출간 기념회

50일 글쓰기 -09

8주간에 걸친 글쓰기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일곱 분의 선생님들께서 마음을 다해 글을 쓰고 고쳐 <일곱 개의 글꽃송이>라는 수필집으로 묶어냈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낭독되는 자신의 글을 들어보고 8주간 함께 한 도반들과 롤링페이퍼도 써서 나눈다. 이번에는 너나들이센터에서 꽃과 현수막을 마련해 주셔서 더욱 색다른 시간이 되었다. 마치 레드카펫을 밟는 느낌이셨을 듯하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일은 참말이지 떨리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 사람들과 내 이야기를 끄집어내 글을 쓰고 나누어야 한다니, 떨림 위로 부담까지 쌓인다. 겨울 끝자락이 아쉬움을 드러내며 봄을 늦추던 3월 첫 주, 줌으로 만났음에도 선생님들의 긴장과 설렘이 공간을 넘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글쓰기 강좌를 신청하면서 얼마나 망설이셨을까. 어쩌면 몇 번의 만남으로 나를 드러내는 것이 가능할지 의구심 가득하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만남이 쌓이고, 글이 쌓이고 마음이 쌓이고, 대면 수업으로 바뀌고 …. 선생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읽는 시간, 공간을 가득 채우는 따스함 때문이었을까? 정현종 <방문객>이 내내 마음에 머물렀다.


- 그 갈피를 /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 마음, /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아무리 나를 보여준들 그 갈피를 더듬어보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오는 일이 그리 어마어마한 일이 되기는 어렵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 현재, 미래와 함께 오는 그 마음을 만나 행복해하고 가슴 아파하는 선생님들께 깊이 감동하고 배웠다. 진솔하게 쓴 글들이 다른 선생님들의 환대를 만나 그처럼 따스하게 마무리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선생님들의 다정한 합평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날 듯하다.


사실 특별한 글쓰기 비법을 알려드리거나 한 것은 없다. 이미 선생님들께서 알고 계시듯 그저 계속 쓰고 함께 쓰고, 진솔하게 쓴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그 감동으로 나와 독자의 삶이 바뀌고…. 글쓰기 강좌는 이미 준비되어 있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일 뿐이다. 글을 쓰는 과정이 덮어두었던 질문들을 불러냈으리라 그리고 묻어두었던 선생님들의 꿈과 설렘을 깨웠으리라 믿는다. 함께 썼던 힘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쓰는 사람으로 걸어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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