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현정 Jun 14. 2023

마법의 도서관

어제 첫 수업이 있어 인천 송도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 갔다. 길가에 있어서 주차장이 없으니 근처 체육센터에 세우고 걸어오라는 설명을 들었던 터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도로가를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인도 바로 오른쪽으로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나무들과 풀이 우거져 있고, 그 너머로는 강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는 물이 흐른다. 하늘이 워낙 파란 날이라 물도 하늘을 담아 파랗게 흐르고 있었는데, 어찌나 아름다운지 잠시 멈춰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이 뭘까 궁금해 검색해 보니 그냥, 유수지라고 나온다. 따로 이름이 붙은 하천이나 호수는 아닌가 보다. 비가 많이 와 하천이 범람하면 저절로 물이 고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도록 만든 곳이 유수지라 한다. 몰랐던 사실을 하나 더 알게 된다.

지도를 확인하고 걸었던 터라 이제쯤 건물이 나와야 할 텐데 왜 보이지 않을까 궁금해하며 혹시 공원 안쪽에 있나 싶어 산책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 넓은 폭은 아니지만 산책로 양쪽으로 나무가 심어져 있어 그늘이 제법 쓸만했다. 시간이 촉박해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뭇잎 사이로 내려와 바닥에 그려지는 햇살의 무늬를 눈으로 좇으니 기분이 좋아져 노래를 작게 흥얼거리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어머"하며 우뚝 자리에 서고 말았다.


                  

인천 해찬솔 작은 도서관


세상에, 마법처럼 도서관이 나타났다. 숲 속의 작은 집처럼 거기 그렇게 예쁘게 놓여있었다. 괜히 신이 나 왼쪽, 오른쪽 이리저리 뱅글뱅글 돌며 연신 찬사를 터뜨리게 되지 뭔가. 여기서 수업을 한단 말이지? 매주 한 번씩 네 번이나 여기에 올 수 있다니, 좋아라!

안은 또 어떨까 설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법처럼 예쁜 도서관보다 백만 배 더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났다! 요 한 달 만나는 친구들과 힘든 일이 제법 많았는데, 그 힘듦이 한순간 눈처럼 싹 녹았다. 행복해졌다. 마법의 도서관이 틀림없나 보다.

작가의 이전글 내 마음을 빼앗아간 그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