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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호 May 26. 2018

빌& 멜린다 게이츠 재단

Community Health Worker의 책상 2018

시애틀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또는 Smith Tower)을 찾아가면 바로 곁에 형형색색의 유리공예로 유명한 작가 치훌리(Chihuly)의 전시관과 팝아트 박물관(Pop Art Museum, 구 EMP Museum)이 서 있다. 그리고, 팝아트 박물관 옆 큰길 바로 맞은편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보건의료 재단인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줄여서 Gates Foundation이라고도 함)이 있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를 보면 팝아트 박물관 건너 기역자 모양의 건물이 쉽게 눈에 띈다. 

빌&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정문. 

사진은 본관의 정문인데, 규모가 큰 본관은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는 사무 공간이고 그 바로 곁에 일반인을 위한 전시실 격인 "디스커버리 센터(Discovery Center)"가 있다. 오전 10시~오후 5시 사이에 연다고 하는데, 내가 찾아갔던 시간은 오후 3시쯤이었다. 길 바로 건너편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스페이스 니들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1시간이나 기다렸다) 있지만 모퉁이만 돌면 재단으로 오는 길은 아주 한적한 분위기이고, 재단 앞에모여 있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센터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꽤 많은 사람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전시는 무료였다. 

디스커버리 센터 벽면에 아로새겨진 WHAT IF...(만약...)

건물 외벽에 "Every Person Deserves the Change to Live a Healthy and Productive Life"라는 좋은 말도 새겨져 있지만 이 "만약"을 보자마자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어렸을 때는 즐거운 상상을 할 때 자주 사용했던 말이지만, Health 분야에서 일을 해 나갈수록, 그리고 Health가 아닌 다른 어떤 분야라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만약" 으로 시작하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가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남들이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좀더 편해지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드는데, 그 때 

만약에 늘 해 오던 대로 하지 않고 다르게 해 보면 어떨까.

만약에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번 해 보면 어떨까. 

외벽에 붙은 이 짧은 단어는 게이츠 재단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사실은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용기로부터 시작되는 변화는 분명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게 했다. 

외벽을 장식한 또다른 문구. "Every Person Deserves the Change to Live a Healthy, Productive Life"라고 쓰여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니 또다른 재미있는 글을 새겨 두었다. "Arrive Curious, Leave Inspired" 호기심에 방문해서는 영감을 얻고 떠난다 정도로 이해된다.

게이츠 재단 디스커버리 센터의 입구. 


건물은 단층이고 전시실은 파티션 없이 통으로 펼쳐져 있다. 규모가 크지 않다. 아주 재미있게 관람한 나는 한 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구글 검색을 해 보니까 관람객들이 여기 머무르는 시간은 45분에서 4.5시간까지로(햐) 다양하다고 한다. 

재단 창립이 1994년이라고 한다. 특히 두 번째 단락에서 게이츠 재단의 설립 목적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무엇을" "누구에게" "어디에서" 를 바꾸면 저마다의 미션이 될 수 있을 정도다. 

게이츠 재단의 경우,  

무엇을: 교육과 인터넷 보급

누구에게: 취약한 가정에게

어디에서: 퍼시픽 북서쪽, 바로 시애틀이 위치한 그 동네부터 시작해서 세계의 다른 지역들까지

실제, 전시실 안으로 좀더 들어가면 "당신은 나중에 어떤 재단을 만들고 싶으신가요?"라는 구역까지 준비돼 있다. 

What would your foundation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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