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민아 Aug 08. 2016

그리웠어, 시골냄새

혼자 하는 아침 산책









팍팍한 서울살이도 5년 차가 되어간다.

서울 사람들은 모를 수 있는 상경의 외로움이 증폭되어 가는 시점, 한 해의 중간 즈음

1년간 수고했다고 주어지는 여름휴가! 3일은 시골에서 보내기로 했다.

아빠 엄마가 보고 싶을뿐더러 잠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이 그립기도 해서.





철저하게 자다 나온 그대로의 옷차림


시골엔 신경 쓸 사람들이 없다. 전혀 없다.

그래서 아침 일찍 눈이 떠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잠옷 그대로 집을 나선다.





도시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시골 사람들의 아침 또한 분주하다


동네 산골을 따라 걸으러 나오니 내가 좋아하는 옥수수를 따러 아침 일찍부터 출근하신 할머님들.

조금이라도 햇볕이 뜨겁지 않을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찍 나오신 것 같다.





나무사이로 해가 쏟아지는 시골의 아침


나는 어렸을 때부터 흙 밟는 소리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 TV 속, 사극 장면에서 유독 내 귀에는 더 자세히 들리던 흙 밟는 소리를 생각하며 나도 사브작사브작 걸어본다.

하늘은 푸르고 주변은 온통 초록빛을 띄고 있다.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니 이내 들려오는 매미가 우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새소리, 나뭇잎이 바슬바슬 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음악이 필요 할리 없다.





잘 익어간다. 배추


개망초,  그리고 강아지풀

 

도시에선 그 흔한 강아지풀조차 보기 힘들다.

흔한데 내가 시간에 쫓기다 보니 못 보고 지나쳤을 수 도 있겠다.

모두가 출근하는 시간, 개망초와 강아지풀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고 있다는 게 그저 행복한.

매일같이 여유를 즐기다 보면 분명 그 여유로움에 익숙해져 소중함을 몰랐을 거다.





비비추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잊고 살아가는 것들이 많다.

그저 주변에 맞춰 살아가기를 반복하던 요즘, 짧은 시골에서의 휴가가 지난 반년보다 더 많은 것 들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남과 상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뚜렷하게 찾는 그런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내 마음이 고요해지고 아무 요동도 없는 것을 느꼈다.


요즘 사람들은 생각은 많으나 느끼는 것은 적다고 한다.


생각이 많아질 때, 자연 속을 거닐어보자.

남의 시선, 남의 삶이 아닌 나 자신과 맞닿을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