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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아 Aug 28. 2016

#오늘의 하늘

오늘 당신의 하늘은 어떤가요?




하늘을 넋 놓고 바라보던 나에게 누군가 말한 적 있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하늘을 올려다본대"




정말 그런 것 같다.

가장 힘들었을 시기의 나는 하늘이라곤 올려다본 기억이 없다.

요즘은 다시 습관처럼 하늘을 올려다보곤 하는데 그 소소한 행동에 감사함을 느낀다.




하늘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게 아주 천천히, 어제와는 다르게 바뀐다.

자연적인 현상일 테지만 그 날의 내 기분에 따라 매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늘에 매료된 사람들은 안다.

하늘이 주는 평온함을.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보는 휴대폰의 정지화면을 보다가 문득 하늘을 바라보면 찡그렸던 미간이 슬며시 펴지는 것을 느낀다.

순간, '아- 보지 못했으면 아쉬웠을 하늘이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고는 휴대폰을 잠시 넣어둔다.

아무 생각 없이 구름이 흘러가는 방향을 쫓다 보면 하늘을 보는 순간만큼은 잡념이 없다.




향기로운 냄새에 고개를 젖히니 따뜻한 봄의 하늘이 펼쳐진 북촌한옥마을
아무렇게나 찍어도 하늘이 배경이면 괜찮은 사진이 된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하늘 사진이 절반가량이다.

아마도 여행이 주는 색다른 경험과 일상적이지 않은 기분이 하늘을 담을 때에도 투영되는 것 같다.

꼭 내가 나온 사진이 아니더라도 하늘이 담긴 사진을 보면 여행에서 느꼈던 것들이 다시 떠오르곤 한다.  




단양의 8월, 버스를 놓쳐 대책없이 걷던 어느 길위의 하늘
느닷없이 일출이 보고싶어 떠났던 급 정동진여행 am06:50
친구들과 정신없이 웃다가 우연찮게 찍힌 아침고요수목원의 하늘

 



신기하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오늘 하루의 힘듦을 이야기로 풀었을 때보다 무심코 하늘을 들여다보았을 때, 복잡했던 마음이 풀어지는 걸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멀리 있고 닿을 수 없지만 누구보다 오늘 내 기분을 가장 잘 알아주는 것만 같은 하늘을 본 적 있는가?




센치한 날엔 꼭 이런 아련한 하늘 뿐이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쉬는 날이라 느읒잠을 자고 일어났다.

뭔가 창밖으로 푸르뎅뎅하다 싶어 창문을 화악 열어젖히니 이렇게나 선선한 가을이 와 있다.





오랜만에 보는 높은 하늘에 가을임을 확신한다.

오늘의 하늘은 아무리 올려다봐도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


선선한 바람이 목 뒤를 스치는 걸 보니 가을이 온 게 확실한 오늘,

너 나 할 것 없이 #오늘의하늘 사진을 업로드한 내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나니 더 궁금해진다.

오늘 당신의 하늘은 어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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