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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아 Apr 03. 2018

봄이 왔다는 건 당신이 생각날 것이라는 걸


구급차가 요란스러운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오늘도 그 모습에서 눈을 뗄 수 가 없다.

누가 망치질이라도 하듯 가슴이 아프게도 뛴다.


식어가는 당신의 손을 잡고 몇시간을 내달리는 구급차안은 누군가의 울음섞인 숨때문인지 봄의 지끈한 기운때문인지 땀이 맺힐정도로 더웠다.

안양에서 태백까지 가야했다.


지난 밤, 일을 마치고 당신을 보러갔다.

불꺼진 병실에 들어서니 잠이 든건지 잠이 들고싶은건지 모르겠는 당신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였다.

그 밤에 하지못하면 평생 가슴에 맺힐 것 같아서였다.


그동안 늘 당신이 뒷전이었어서 미안하다고

생일날 미역국 한번 끓여주지못한 못난딸이라 미안하다고

좋은 곳에 더 많이 함께 가고싶었는데 내가 너무 늦게 커버려서 미안하다고

혼자 많이도 고된 날들을 보냈을 당신을 지켜내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제 그만 모든 짐을 내려놓아도 된다고

이제 그만 태백에 가자고


당신은 물도 거부하던 마른 입을 힘겹게 벌려 허공에대고 말했다. 들리지않는 당신의 목소리를 나는 그 날밤 들었다.


그 날도 구급차가 요란스러운 경적을 울리며 태백에 도착했다.

태백에 도착하자 당신은 점점 희미해져갔다.


오늘처럼 세상이 봄에 몸을 담글때면 당신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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