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 칼럼니스트, 장승재 강사
어떤 집단에서는 활발한 성격이나 또 다른 집단에서는 쭈뼛쭈뼛 낯을 가린다.
첫 대면 자리에서 특별한 언급 없이 집에 가면
다음번 모임에서 일관된 자세로 유지해야 하나 아니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나 여간 고민이 된다.
이건 나의 자아가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여러 차례 했었다.
이전에는 낯가람이 옳고 그름에서 좋지 않다고 여겼다.
낯가리는 건 지극히 안전한 욕구를 쫓는 인간의 본능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억지로 낙관적임을 연기할수록 누군가는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마치 300mm 사이즈의 운동화를 초등학생이 신는 꼴이다.
자신의 본모습이 아니다.
낯가림은 낯선 상황에서 나의 진모습을 알아봐 주는 이가 없기에
더욱 움츠려들고 긴장한다.
강의장에서 스피치를 코칭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칭찬해주고 수강생의 가치를 높여줄수록 자신감은 커져서
이전보다 말을 잘 이어간다
. 낯가림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처럼 보였으나
위로와 공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아봐주는 이에 따라 최선을 다해 관계를 이어가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관계로 성립된다는 것을 알았다.
분위기도 덩달아 좋아졌다.
<내 연애의 기억>에서 김현석(송새벽)은 연쇄살인마이지만 박은진(강예원)을 만나면서
다시 평범한 삶을 꿈꾼다. 남자의 어두운 과거가 있었지만
그것을 알지 못했던 여자는 아낌없이 사랑해주는 그가 좋았다.
불운한 가정 환경으로 어렵게 살며 연쇄살인을 시작했었다.
사회적 장치나 다른 지인들이 이 소년을 따뜻한 눈으로
보듬어 주었더라면.. 분명 상황은 바뀌었을 것이다.
나를 알아봐주는 건 허물을 벗어 던질 정도로 마음의 울타리를 내려 놓는다.
웃음이 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많은 관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낯가림을 억지로 애써서 하지 않으려 하지 않고,
시간이 점차 흘러서 서로가 잘 아는 순간에 믿음의 근간으로 그 벽을 사라진다는 점은
억지로 웃길 필요도 없고, 누구도 나에게 웃음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자. 더 잘 이해하고 자연스럽고 유쾌한 사람이 되었다.
굳이 상대방에게 장단을 맞추며 하지 말고 내 안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당신이 사랑받는 이유는 셀 수 없다. 그러니 감정을 감추려 하지 말자.
긴장은 줄고 상대방의 이면을 보기 시작할 때에 나도 생기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낯가림은 나를 알아봐 주는 이가 생길 때까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자 관계의 출발선이다.
인정하고 나답게 살아가자.
그것이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