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다음 주부터, 월초부터 써봐야지” 글을 다시 쓰는데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외부 환경에 의해 해야 할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심적 혹은 육체적으로 휴식의 보상을 받고 싶었다.
주말 아침은 온전히 책상에 앉아서 상념에 사무치기보다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여행을 다녔다.
평생 글쟁이가 되어야지 하는 소망 따위는 이미 잊은 지 오래다. 그렇게 꽤 시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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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정도가 지나서야 의지의 끈을 겨우 잡을 수 있었다.
평소에 미뤄둔 일을 하나씩 처리하면서 깊고 긴 잠에서 헤어 나왔다.
그렇게 놀고만 싶었던 걸까?
펜을 잡지 않은 시간은 분명 의미도 있고 즐겁게 해주었지만,
소명을 망각했다는 이유로 찝찝함의 앙금은 남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동료로부터 이런 고백을 자주 듣는다.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일을 해왔는데 환경에 익숙해져 나도 모르게 따라간다고...”
이런 종류의 상담을 자주 해줄 때마다 “10분씩, 20분씩, 하루에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봐!”
라고 말했던 나를 회상하였다.
그렇다며 내가 미루었던 글쓰기도, 주제가 없다고 핑계 대며 게으름으로 무마했던 행동도 혹시?
“꿈이었는데 미루고 용기가 선뜻 나지 않아서 지금까지 못 했어요.”와
같은 말이 전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 계기로 매우 크게 공감됐다.
그러기 보니 성인이 돼서 내가 이루고자 한 목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과를 내려고 했다.
꾸준히 책도 읽고 대외 활동을 하면서 삶의 워너비를 꼭 두며 따라 하였다.
스스로가 치열한 정글 속에서 먹잇감을 찾지 못하고
두리번대는 육식동물과 같이 느껴지는 취업준비생도,
가급적 계획표에 할 일을 빼곡하게 적어 통제하며 ‘계획 주의자’라는 말을 들었다.
계속된 강박관념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루어지지만, 마음 속 허전함은 꼬리표처럼 늘 함께하였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인생을 풍요롭게 하나,
목표나 할 일에 매몰되면 건강의 문제와 타인과의 관계를 병들게 한다.
나도 항상 글을 쓰면서 목과 허리는 거북목 증후군을 보였고,
굳어버린 머리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떠오르려 하니 웃음이 사라졌다.
한없이 무기력하다고 평했던 일상은 이상기류가 흐르는 몸과 이상의 정신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긴장감과 평화로움은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경쟁자가 아닌 보듬어서 함께 하는 친구이다.
사업에 실패해서 재기에 굳건히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비결이 있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 평범한 일상에서 견디고
참으면서 다시 나아갈 힘을 되찾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