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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에는 자격이 필요하다(삶의 이모저모 58화)

by 장승재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씩 가정을 이루면서 결혼 적령기를 실감한다.

20대 후반에는 연애 상대와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를 고민하다

결혼 직후에는 부부간의 관계 개선을 주제로 현실적으로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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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모두가 동일 출발 선상에서 대학과 진로를 고민했지만,

애로사항이나 고민에 정도 차이가 크게 없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가더라도 부러움 뿐 별다른 감정은 없었다.

그러나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부터 비로소 깨달았다.

위로도 말할 자격이 있음을 말이다.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갖가지 경험이나 걱정은 절대 상대방을 위로할 수 없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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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반이 될 때 까지 성적이 뒤쳐져 있거나

목표가 뚜렷하게 설정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충고를 해도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말도 상대가 간절하게 갈구하거나

묻지 않았다면 허공의 메아리뿐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위로라고 예쁘게 치장했던 말은 불편한 관계로 만들 수 있다는 현실....

듣는 사람은 결코 조언을 경청하기보다 격한 공감을 얻기 위해서 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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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꼬임에서 파생되는 괴로움을 경험한 필자는 함부로 누군가의 인생에 훈수두기를 꺼려한다.

커피숍에서는 따뜻한 차를 벗삼고,

술자리에서는 맛있는 술안주를 기본으로 편안하게 말하도록 돗자리를 깔아준다.

마음 속 간직한 얘기를 터놓도록 오로지 맞장구만 쳐주며 위안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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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경험에 취해서 정신없이 말하면 그의 얘기에 마법의 양념을 곁들인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 놓이면 모두 그럴거야.”,

“나 였어도 너와 같은 선택을 할거야!”라고 다독인다.

본인만 유난스럽지 않다는 걸 알면 안도감을 갖고 마음의 짐을 조금씩 덜게 된다.

누구나 겪는 흔한 상황이라는 애정 어린 눈빛과 배려 담긴 말 한 마디는

큰 위로가 된다는 점을 알고부터 내 삶도 180도 바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말한 조언을 돌이켜보면 일기장 속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 후회와 넋두리로 갈겼던 내 경험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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