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직업적으로 교통사고에 관심이 많다.
특히, 과실비율을 합리적으로 산정하는 '한문철 변호사의 유튜브'를 참고한다.
사고의 위험은 누구나 언제든지 도사리기에 나도 옆에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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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명하게 나누면서 원활한 분쟁해결을 위해 책임의 정도를 구분하는 건 좋지만,
한편으로는 피해자에게 물리적인 보상 말고 정서적인 아픔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가해 차량에 의한 상해를,
심지어 사망에 이르러도 유족이나 당사자가 겪은 아픔을 진지하게 다루어본 적은 없다.
어쩌면 돈과 물질에 가려 정작 중요한 상호적인 감정은 뒷전에 둔다.
사고 처리 과정에서 당사자와 무관하면 본인 사정을 이유로 짜증 섞인 한숨과
볼멘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고 목격하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피해자는 평생을 트라우마와 괴로움에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스쳐 가는 모든 이에게 애도를 표하고 슬퍼해주고 무조건적으로 기도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도덕과 감정이 조금씩 희미해져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매섭고 종종 두렵다.
옆에서 동료처럼 걱정해주고 힘들 때는 제 일처럼 나서주어서
나를 다독이고 기운을 북돋아주었던
이웃이 있기에 행복했던 그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