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장승재, 장승재 강사, 장승대 작가
명절에 아버지와 함께 시장에 갔다.
초입에 들어서자 100원 짜리 동전이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
서로 눈치 게임 하듯 잠시 적막이 흐르더니 아버지가 먼저 팔을 뻗어 주우셨다.
500원 동전이라면 몰라도 혼자 있었으면 분명 주머니의
딸가닥 거리는 소리가 거슬려 외면했음이 분명하다.
행운은 이렇듯 크든 작든 순식간에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눈덩이처럼 부피가 커질 수도 있고,
작은 불씨마저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다.
우연한 기회에 운명을 결정하는 건 그것을 지구력으로 장기간 붙잡을 수 있는 통찰력에 달려 있다.
아버지는 동전을 집고 저금통에 넣으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인생에 단면을 보았다.
저금통에 모인 큰돈은 우연한 행동들이 모여 꾸준히 쌓아온 노력의 결과물이다.
아버지는 행운을 맹신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일상 속에 스며들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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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성실하고 자식들에게 누가되지 않도록 열심히 사시는 부모님을 통해 운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운은 대소 불문하고 주울 수 있으면 줍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일관성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운도 실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평생 운이 한번만 찾아오길 바라는 인물이라면 인정한다.
하지만 우연히 찾아온 모든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자신의 운과 역량을 충분히 분간하고
운을 실력의 영역에 이르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