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활동을 좋아하지 않아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 외에는 사교 모임도 별로 즐기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혀 정적인 생활을 하던 내게 2020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그림 속 천문학>이란 책도 출간했고, 며칠 사이를 두고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도 나왔다. 와중에 한국일보에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라는 내 이름을 건 칼럼도 연재하는 행운도 얻었다. 나 자신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빠른 속도로 일어났지만, 사실 그 시간들 속에는 남모르는 우여곡절과 노심초사가 있었고, 가슴 속 깊이 간절한 소망이 늘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저께는 1박 2일 여정으로 서울에 다녀왔다. 예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글담 출판사 김종길 대표님, 김보라 편집자님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스튜디오에 가서 홍보 사진도 찍었다. 사장님과는 두 번째 미팅인데 출판계에 계셔서인지 지적이고 달변. 옷차림새도 남다름.ㅎㅎ 김보라 과장님은 나를 작가로 출발하게 해준 고마운 분... 감사합니다. ㅠㅠ 재미있고 인상 좋은 정미진 과장님이 긴장을 풀어주셔서 난생처음 스튜디오 사진도 찍어보고 동영상도 촬영하고... 에효, 잘 나올라나... 워낙 주변머리, 숫기가 없는 성격이어서... 이 분들 외에도 디자이너님, 홍보와 영업을 담당하시는 여러 분들이 내 책을 위해 발로 뛰며 애쓰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다음 날엔 한국일보의 이성철 콘텐츠 본부장님 초대로 지평님 황소자리 출판사 대표님, 송은미 기자님, 고선영 대리님과 일식집에서 보리굴비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이성철 본부장님은 사진으로 뵙던 것보다 훨씬 젊고 어조에 뭔가 기자 출신의 예리함과 지성미가 느껴졌다. 미술 칼럼을 맡길 여러 후보자 중 내 글을 높게 평가하고 최종 낙점해주신 또 한 분의 고마운 분... 지평님 대표님은 전에 그의 칼럼 글을 읽고 재미있는 분일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역시 무척 유머가 있고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매력을 가진 분이었다. 송은미 기자님은 한국일보 사옥에 가서 그 날 알게 된 분인데, 서울대에서 고고미술사를 전공하셔서인지 내 책에 무척 흥미를 보였다. 고선영 대리님은 2월부터 내 칼럼을 관리해주시는, 큰 키에 멋진 외모를 가진 데다 매우 친절한 분이었다.
내 주변에 이렇듯 내게 호감을 보이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촉촉해진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훌륭한 분들과의 교유를 통해 나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힘이 되고 용기를 주는 것은 내 글을 좋아하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이다.
두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런데 오늘 어떤 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인터뷰에서 해답을 찾았다.
"절대로 주눅 들지 말고, 실수를 성장의 기회로 생각하세요."
이 상투적인 한마디가 지금 내게는 마음에 와닿는다.
내게도 나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독자들이 있고, 주변에서 호감을 갖고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다. 힘을 내자!!! 나는 꿈을 꾼다.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다가올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냥 설레는 마음으로 꿈을 꾼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