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본다는 것

리뷰라는 이름의 머무름

by 책 읽는 오리

리뷰의 어원이 ‘다시 보다’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내가 왜 이토록 자주 멈추고, 되돌아보고, 머무는지

조금은 또렷해졌다.

책과 독서템에 대한 리뷰를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한 번 쓰고, 한 번 읽고

무심코 지나치지 않게 된다.

리뷰(review)는

다시(re) 보는(videre) 일.

처음 본 장면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자리를 옮겨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쓴 리뷰를 다시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은 그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찾아보고,

또 어떤 사람은 그 물건을 어디까지 활용하는지 궁금해하며

한참을 태그를 따라가며 샅샅이 읽고 또 배우곤 한다.

다시 보고,

또 보는 그 과정 속에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처음엔 그저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한 문장이

두 번째엔 질문이 되고,

세 번째엔 내 삶을 조용히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쯤에서 깨닫게 된다.

리뷰는 정리가 아니라

되돌아봄이라는 사실을.

읽은 것을 한 줄로 묶어두기보다

그 곁에 오래 머물며

쉽게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작고 성실한 저항.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자주 돌아보기 때문에

책은 점점 깊어지고,

그 깊이만큼

나 역시 조금씩 새로워져 간다.

그러니 내가 쓰는 리뷰는

평가가 아니라 기록이고,

추천이 아니라 동행이며,

마침표가 아니라 다시 보게 만드는 쉼표에 가깝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읽는다.

읽은 것을 한 번 더 바라보며

조금 늦게, 조금 더 깊게

책의 안쪽으로 들어가려 한다.


다시 보고, 한 번 더 보는

리뷰를 응원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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