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못하고 살아진다 1
이사라는 시련을 겪게 된 아들
2014년 큰아들이 7살 유치원을 졸업하고 갑작스럽게 2월 여기로 이사를 왔다. 살던 곳과 전혀 다른 곳. 말투도 다르고 생각도 다른 사람들이 섞여 사는 곳. 친정까지도 3시간가량 걸리는 이곳에 주말 부부를 청산하고 7년 만에 왔다.
큰아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원래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나름 유치원에 친구들도 꽤 있었던 아이다. 일하는 엄마 때문에 놀이에 목말라 있던 아이였는데, 엄마의 욕심에 유치원도 몬테소리 교육을 한답시고 학습을 엄청 시키는 지루한 곳에 보냈다. 그 당시 신설유치원에 떨어지고 이 유치원에 추첨이 되었을 때 정말 기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을 걸쳐 놓았던 분위기가 따뜻한 유치원을 포기하며 당첨된 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켰다. 그 당시는 무슨 로또라도 당첨된 줄 알았으니 지혜롭지 못한 엄마가 로또라도 당첨된 듯 기뻐했던 그날이 아이의 인생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걸, 더 어렵게 만들게 될 거라는 걸 몰랐던 것이다.
4시 30분에 퇴근이 가능한 선생이니 칼퇴근을 하면 5시에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늘 6시는 되어야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었다. 사실 칼퇴근을 하면 된다. 눈 딱 감고. 일에 비중을 더 둔 나의 잘못이다. 일 못하면 욕 좀 얻어먹으면 그만이지. 일이 뭐 대수라고 아들과 맞바꿔치기 한 것인가. 어리석었다.
그 당시 고학년만 계속하고 있었기에 수업 준비부터 밀리는 업무 처리까지 숨 쉴 틈이 없었다. 피곤해서 항상 눈은 퀭한 상태이고 6학년을 하느라 온갖 각종 행사에 동원되는 아이들 지도에 그냥 영혼이 빠져나가는 하루하루였다. 거기다 아직 4살밖에 안된 둘째까지. 혼자서 둘을 챙기는 건 여간해서 감당하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큰 애를 데리고 작은 애 어린이집에 들르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뭐라도 먹여야 되고 씻겨야 되고 일상은 피곤함의 연속이었다. 그저 일상의 모든 것이 나한테는 해치워야 되는 과제였다. 심지어 아이를 케어하는 것도 과제라고 생각했었다.
큰아들은 6시에 유치원을 나서면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 했다. 그러면 나는 마음이 급해진다. 둘째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와 나는 서로 짜증을 내고 울고 정제되지 못한 감정의 교류를 한다. 조금만 더 놀고 가자는 아이에게 읍소도 하고 화도 내고 그렇게 아이를 울리고.
그저 주어진 일을 계획된 시간 안에 해치우는 것만이 나에겐 중요한 과제였다.
그 생각은 나 혼자 영위하는 삶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아이 둘의 인생을 내 인생에 끼워 넣어야 되는 엄마가 내 시간의 일부를 아이에게 내어주지 않은 채로 삶을 영위해 나가려는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렇게 맘껏 놀지도 못한 아들은 이사라는 인생의 큰 시련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약을 끊었다가 그제, 어제 먹었더니 약 기운이 종일 잠만 오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자료를 틀어놓고 졸기까지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다행히 꼬맹이들이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약의 힘을 제 몸과 마음이 제어할 수 없는가 봅니다. 한 달분을 받아왔는데 먹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입니다. 오늘은 약 때문에 잠이 종일 쏟아져서인지 마음이 또 가라앉습니다. 그렇다면 또 약을 먹어야 할 것 같으니 악순환입니다.
가라앉는 마음 노트북 켜고 일으켜 보고자 아들 이야기를 써 봅니다. 글 쓰면서 약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마음이 회복되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 처방이니 먹어야 되지 않을까 고민에서 복용했는데 또 다른 고민이 됩니다.
아들 흉을 보는 것 같아 망설이던 이야기...
제 반성이 필요해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다음에 더 쓰겠습니다. 좋은 밤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