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차분하게 훈계하기
휘둘리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글로 다짐을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글이 저한테 정말 많은 힘을 주고 있습니다.
철이 덜 들고 제가 바로 잡아주지 못한 아들은 엄마를 휘두르는 방법을 잘 압니다. 엄마가 터질 지점을 건드립니다. 그 상황에서 터져서 엄마가 감정을 주체 못 하면 싸움이 일어납니다. 지난한 싸움에 지치면 결국 엄마가 먼저 손을 들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때문에 엄마의 약한 곳을 건드립니다.
아들이 논리적으로 저런 상황을 알고 그러지는 않을 겁니다. 그저 어릴 때부터 본능적으로 익혀 온 것이겠지요. 기질이 예민한 아들을 잘 다루지 못한 날들이 쌓이고 쌓여서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안아주기 스물네 번째 날 이야기를 발행한 시간 아들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용돈 넣어줘"
"용돈이랑 할머니가 주신 돈이랑 벌써 다 써버렸다고?"
용돈으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조금씩 언성을 높이던 태도도 바꾸었습니다. 아들 입에서 험한 말이 나와도 차분하게 대처합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엄마가 대화가 힘들어서 끊어야겠어. 끊을게."
이런 식으로 용돈과 관련해서 끊어지다 이어진 전화 통화가 14번이나 되었습니다. 저의 달라진 태도 때문인지 화를 내긴 하지만 아들의 태도도 예전과는 좀 다릅니다. 예전 같으면 전화를 끊었다고 난리를 치거나 문자로 안 좋은 말들을 보낼 텐데 그러지 않고 계속 전화를 합니다.
저도 예전과 다릅니다. 5분만 대화하다 보면 언성이 높아지고 기싸움에서 밀려 아들이 먼저 전화를 끊게 만들었는데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아들의 태도가 나빠지면 예전에는 아들이 미운 마음에 상처받는 내 마음만 어루만졌습니다. 엄마로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나 속상한 제 마음만 챙겼는데 이젠 안 그러려고 합니다. 자식은 속을 섞이기 마련이고 엄마인 저는 중심을 잡아야 됩니다. 자식 말에 휘둘리지 않기로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차분히 훈계하잔 생각을 계속하면서 아들 말을 듣고 제 의견을 말합니다.
"용돈을 그 금액으로 말했던 건 어차피 내가 원하는 액수를 말해도 엄마가 안 들어줄 거기 때문이지. 어차피 안 들어줄 거잖아."
아들은 거칠게 말합니다.
"네 생각과 판단만으로 결론을 내려서 정한 액수잖아. 애초에 더 받길 원했으면 의견을 말했어야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고,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대화를 길게 해 나갔어야 해. 엄마가 안 들어줄 거라서 그 금액을 말하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꾸면 이건 올바른 방법이 아니잖아."
"설득 좋아하시네."
아들은 거친 말을 합니다.
안 흔들렸습니다. 자기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못 배웠기 때문에 하는 행동인 걸 이제는 마음으로 느낍니다. 제 탓을 해 봅니다. 제가 아들과 대화할 때 차분하게 말하는 법을 못 가르쳐줬습니다.
비록 14번까지 전화를 끊었다 받기를 반복했지만, 제가 흔들리지 않았더니 아들은 살짝 포기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아들이 어떤 식으로 저를 자극하고 화내더라도 저는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감히 네가 어떻게 부모한테 그럴 수 있어라는 감정에 사로잡혀서, 엄마인 내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에 휘둘리고 휘청거렸던 생활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제가 중심을 못 잡으면 상담 선생님께 아무리 좋은 말을 듣고 효과적인 훈육법을 들어도 실행이 안됩니다. 휘둘리지 않을 겁니다.
오늘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성공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