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인 저는 어릴 때 뭔가를 소원할 때 하늘에 있는 오빠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기억 속 오빠는 안방 한편에 이불을 깔고 누워 있는 모습뿐입니다.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뼈만 앙상했습니다. 말도 한마디 안 합니다. 어린 저는 오빠가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우리가 학교 갔을 때 엄마랑 오빠는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하나도 모릅니다.
안방에서 티브이를 볼 때면 멀찍이 떨어져서 오빠를 쳐다보곤 했습니다. 오빠한테 말 한마디 걸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오빠가 말이란 걸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니들과 엄마의 말에 의하면 오빠는 멀쩡하게 태어났고 동네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착하기 그지없던 아이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부터 걷는 것도 힘들어지고 아프기 시작했다는군요. 70, 80년대 의료 기술이 지금처럼 좋았을 리도 없고 의료보험도 되지 않았던 때이니 오빠를 고치려고 병원을 다녀봤다고 했지만 고작 동네 병원들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오빠의 병명은 알지도 못한 채 그렇게 오빠는 떠나갔습니다. 우리들 마음속에만 남은 채로.
사진 속 오빠는 정말 미남입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 사 남매가 나란히 앉아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힘겨운 세월을 견뎌냈을 우리 엄마, 엄마의 가슴속에 고이 담겨 있을 우리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