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하고 모든 선택도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니 너한테 무슨 할 말이 있을까.
때론 나한테 하는 기대조차 나를 허물어뜨리는데 다른 이에게 기대와 희망을 품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단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쓸데없는 끈을 붙들고 사는 모습이 참으로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어리석어서 인간인지도 모르지. 모든 인간이 항상 현명하고 지혜롭다면 세상의 수많은 소설책도 철학책도 영화도 다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지혜를 주는 종교인도 강연가도 심리학자도 필요가 없어지겠다.
어리석은 줄 알아차리는 것만 해도 지혜로운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리석은 줄 알았다면 지혜로워지면 되는 것이 단순한 진리이건만, 지혜로워지기까지의 과정이 고통스러워 어리석다는 사실조차 모른 척 외면하고 살고 싶어 지네.
산다는 건 그렇게 어리석은 줄 뻔히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바보 같은 순간들의 연속인가 봐. 그렇게 뻔히 알면서도 바보 같이 살다가, 죽기 전에 후회하면 되는 걸까? 바보 같은 순간들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어리석은 모습이 나라는 걸 뼈저리게 알면서도, 바보 같은 모습을 부정하고, 바보 같은 행위들을 나도 모르겠네 하고 끊임없이 하고 있으니. 언제쯤이나 철이 드는 걸까?
문득 못난 내 모습이 싫어지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 지혜를 넓히기보다는 속은 점점 좁아지고 지식만 넓어져 논리만 따지는 바보 같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도 싫어진다.
누군가를 위해서 주변의 평화를 위해서 항상 참고 견뎌야 되는 위치도 미치도록 견디기 힘들다.
그러면서도 또 참고 견디지 않으면 결국 내가 힘들어진다는 걸 알기에, 결국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받아들여야 된다는 진리도 싫어진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본능에 충실해서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해본다.